태국 북부의 시골 마을,

빠이 P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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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에 머물다. 1편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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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을을 거닐다.



한가히 책을 보다 오후가 돼서 마을로 나섰다.

‘반 남후’에서 빠이 중심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가 걸렸다.

내리막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다.

산책 삼아 걷기에 적당한 거리다.

돌아 갈 때는 친구에게 전화하면 마을로 나와 나를 픽업해 가곤했다.



직업적인 습관 때문에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새로 생긴 곳이 있나, 어디에 손님이 많은가를 확인해 주어야 했다.

가볍게 보강 취재를 끝내고 단골 카페로 향했다.

어제 빠이에 도착하며 인사를 나눴던 ‘올 어바웃 커피’

단아한 목조 건물로 실내는 갤러리로 꾸몄다.

방콕에서 올라온 광고쟁이 부부가 운영하는데,

북부 산악지대에서 재배한 원두를 이용해 신선한 커피를 뽑아 주는 곳.

빠이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포근함에 반해 단골집이 되어 주었다.






“얼마 만에 온 거지?”

“1년 만이네요”

“그 동안 뭐했어?”

“일 했죠!”

“얼마나 있다가 갈 거야?”

“특별히 정해 놓지 않았어요.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 달.”

“지난번에 갖다 준 김치 맛있게 잘 먹었어.”






“내일 김치 담글 건데. 또 갖다 줄게요.”

“지난 번 김치 조금 짰던 거 알지?”

“태국 소금이 생각보다 짜던 걸요. 이번에는 오이김치를 담가 볼까 해요.”

“오이로도 김치를 만들어?”

“그럼요. 질감이 좋아요. 땀땡(오이와 생선 소스, 고추를 버무려 만든 태국 샐러드)과 맛이 비슷해요.”





도로 쪽의 목조 의자에 앉아 틈틈이 바쁜 주인장과 대화를 이어갔다.

외국인 여행자와 태국인 카페 주인장이 나누는 대화치고는 참으로 엉뚱한 대화 같지만,

소소한 일상들이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친분이 쌓여있기도 했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호감이 첫 만남을 주도한다면,

친밀도는 마음을 통해 오가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에서 오기 마련이다.


신문을 쭉 훑어보고,

커피 한 잔을 정성스레 비운 다음 계산서를 부탁했다.

친밀도를 강조하기 위해 종업원을 통하지 않고,

카운터로 직접 가서 주인장에게 계산서를 부탁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주인장의 이름을 모르고, 주인장도 내 이름을 모른다.

서로 이름을 물어본 적도 없었던 같다.

그런 관계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생긴 걸 보면,

카페 여주인장과도 여러 차례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했나 보다.






“오랜만에 왔으니까 오늘은 공짜로 해요.

웰컴 드링크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네.

반가운 손님이 집에 찾아왔는데 돈을 받을 수는 없지.

단, 이번 한 번만 공짜야!”



두 번째도 공짜라고 했더라면 부득부득 우겨서라도 커피 값을 냈을 것이다.

계속해서 공짜로 커피를 마시라고 한다면 분명 부담스러워 발길을 줄일게 분명했으니까.

“알겠어요. 그 마음 감사히 받을게요. 대신 내일 김치 담그면 갖다 줄게요.”


호의에 대한 인사를 건넸지만,

카페 주인장도 내가 커피 값 대신으로 김치를 배달하겠다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상대방에게 베푸는 호의를 단순히 호의로 받아드릴 것을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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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

1. 다들 돌아오네!



 

언제부턴가 태국을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 빼 놓으면 안 되는 여행자가 된 곳이 빠이다.

자연이 아름다운 산골 마을에는 포근한 사람들이 어울러 정겨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특별히 볼거리가 있다거나 할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힘겨운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들을 맞이해주는 어머니의 품처럼,

변하지 않는 자연은 여행에 지친 여행자들을 위로해 준다.

 


빠이에 1년 만에 돌아왔다.

아무 것도 안하고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예정에도 없는 빠이 여행이 불쑥 튀어 나왔다.

지친 마음을 쉬어가게 해 주는 풍경만 있었다면,

빠이가 그리 애절할 이유도 없지만,

그 곳에는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어 편해지기 때문이다.






치앙마이에서 버스로 3시간.

산길을 돌고 돌아 시골 마을에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전화를 한다.

“나 빠이에 도착했어. 데리러 나와”

친구가 말한다.

“버스 터미널 말고, 한 블록 위쪽 사거리에 기다려”



현지 지리에 능숙한 외국인인 나를 위해

친구는 장황하게 약속장소를 설명하지 않았다.

사거리까지 걸어가는 동안 단골집이 하나 보였다.

올 어바웃 커피. All About Coffee.

슬쩍 인사를 건넨다.

“나 왔어요. 짐 풀고 커피 마시러 올게요.”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나를 반기던 태국인 주인장은

“다들 돌아오네요. 때가 됐나보네”라며

나 같은 장기 여행자들이 먼 길을 돌아

다시 빠이로 돌아오고 있음을 알렸다.



2. 여기서 지내라.





빠이 마을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3킬로미터 떨어진 '반 남후'에 짐을 푼다.

특별한 연결고리도 없이 오다가 알게 된 태국 친구들.

만남과 헤어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보니 자연스레 친구가 됐다.






떨어져 있을 때는 연락도 안하고 살지만,

때가 되면 다시 올 거라는 걸 서로 알기에

상투적인 안부를 묻거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인사치레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

방콕에서 올라온 그들은 멋진 방갈로를 운영하고 있다.

정성스레 가꾼 정원하며, 손수 만든 침구와 커튼으로 꾸민 방갈로에는

세심한 배려가 가득 배어있다.








“이 방을 써라”

스웨덴 노부부가 겨울이면 와서 생활하는 방 한 채를 내 준다.

네 기둥 침대에 모기장이 연결되어 있고,

냉장고와 옷장이 가지런하며,

베란다에 의자와 테이블도 깔끔하다.

방 값이 얼마냐고 묻지 않았다.

아니, 물어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손님과 주인의 관계가 아니라

오랜만에 돌아온 친구에게

사랑방 한 채를 내주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배낭에 들어있던 짐들을 해체한 후에

야외 정자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저녁때까지 수다는 이어졌지만,

지난 1년 동안의 이야기치고는 많지 않았다.

그간 서로는 모진 삶을 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모처럼 찾아온 친구를 위해 저녁은 태국 친구들이 준비했다.

특별히 뭔가를 요리하지 않아도

그들이 먹던 음식에 밥 그릇 하나, 숟가락 하나를 보태면

더 없이 좋은 저녁이 됐다.

“내일은 내가 김치를 요리하마.”

저녁에 대한 답례로 김치는 더 없이 훌륭했다.

한국 음식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태국 친구들.

빠이에 머무는 동안 김치를 만드는 행위는 나만의 즐거움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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