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파 여행기 1편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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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살짝 벗어나면 다랑논들이 가득했다.

산과 계곡의 경사면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다랑논들은 자연의 포근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자연과 순응하는 삶이 풍경 속에도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싸파 주변 마을에는 몽족 마을이 많았다.

‘먀오족(苗族)’으로도 알려진 몽족들은 중국에서 남하해

현재는 베트남, 라오스, 태국 북부 국경 지대에 흩어져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로컬 가이드를 동행해 트레킹을 나섰다.

지대는 높았지만 트레킹은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계곡을 걸어 내려갔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

반나절 일정으로 진행되는 트레킹은 출발점에서 도착점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일행들과 떨어지게 된다고 해도 종착점에서 만나게 될 거라며 모두들 안심시켜 준다.

덕분에 모두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길을 돌아 내려갈 때마다 달라져 보이는 풍경,

모처럼 화창하게 갠 날씨, 동행들의 밝은 얼굴,

적당히 등을 타고 흘러내리던 땀방울의 감촉도 좋다.





트레킹을 시작할 때부터 몽족 아이들이 따라 붙었다.

그들의 손에는 기념품이 가득하다.

수공으로 정성들여 제작한 가방, 지갑, 쿠션 커버, 은 공예품까지 다양하다.

‘나한테서 물건 하나 사줘!’라며 애교 섞인 영어로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싫다는 소리를 하지 않으면 끝까지 동행할 기세다.

 





가이드는 물건을 팔러 오는 아이들의 요청을

들어주지 말라는 부탁을 계속해서 하고 있었다.

물건을 사주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을 매일 보아 온 몽족 아이들은

학교 대신 돈벌이를 택하게 될 거라고 했다.

사진을 찍고 싶더라도 반드시 동의를 구하고 찍으라고 했고,

물건을 살 생각이 아니라면 그 자리에서 거절하라고도 주의를 주기도 했다.

‘나중에 살께’라고 무심코 말 한다면 아이들은 그 말을 믿고 끝까지 따라 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안 살 거라면 아이들에게 일말의 기대감도 남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안 사. 그만 돌아가. 다른 관광객을 찾아봐!’라고 아이에게 소리를 지를 수는 없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물건을 안 살 줄 알면서도 아이가

나와 함께 걸으며 동행이 되어 주고 있다.

휴게소에 멈출 때까지 아이는 말없이 나를 따른다.

주변을 슬쩍 둘러보니 다른 여행자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내 앞을 걷고 있던 유럽 여행자에는 열 살 쯤 돼 보이는 아이가 애교를 떤다.

“사진 찍었으면, 물건 하나 사줘야 해!”

아이의 애교는 권리 주장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외국인과 물건을 팔고 싶어 하는 아이의 정겨운 실랑이가 벌어졌다.

울며 땡깡을 부리면 아이가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게임이었는데,

유창을 영어를 구사하던 몽족 아이는 자기보다

네 배는 커 보이는 유럽 여행자의 엉덩이를 툭 치며

‘물건은 안사고 사진만 찍었다’며 투정을 부렸다.

전혀 다른 세상에 살던 두 개의 다른 종족이

엉뚱한 방식으로 교류하는 것 같아 보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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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싸롱.
해발은 1,300m요.

쿤밍보다 조금 낮고 리쟝보다 한참 낮구려.


 






비가 온 다음이라 그런지 대지가 더욱 초록색을 띄었다오.
곳곳에 차밭이 가득해서 색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요.
차밭 옆은 산악민족을이 살고 있다오.
이동네의 주된 산악민족은 아카족이라 하오.






산악민족들은 거리에도, 시장에도 널려있소.
그리고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건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요.
덕분에 중국어가 간간히 들리고, 식당가서도 중국말을 써먹기도 한다오.
(태국 사람들이 중국어하는 것이니, 중국어답지 않게 말이 참 다소곳하다오.)
오늘은 동네 이장 아줌마가 안내방송을 하는데
중국말-태국말-그리고 뭔지 모를 산악민족 언어를 번갈아가면서 합디다.





중국 사람들이 여기 와왔냐면, 중국 내전때문이라는구려.
장계석이 본대를 이끌고 타이완에 갔고,
쿤밍쪽에서 전투하던 부대는 미얀마와 태국 북부로 내려와 공격 명령을 기다렸다하오.
그렇게 시간을 흘렀고, 중국 국민당은 타이완에 정부를 수립했지.
당신이 더 잘알테니 긴 설명 안하리다.

그런데 태국 북부에 주둔하고, 본국의 공격 명령만 기다리는 국민당 군대는
타이완 정부로부터 본국으로 철수하라는 명령을 듣는다오.
(본국은 중국 본토가 아니라 타이완이요.)








그런데 1만 1천명을 철수했으나 3천 여명은 본국의 명령을 거부하고,
태국에 눌러앉기로 했다오.

그게 시간이 흘러 매싸롱이 된거요.
물론 우여곡절이 많았다하오.
긴 이야기는 여기서 하지 않겠소.
사진만으로도 왜 저런 것들이 태국 땅에 있는지 알 수 있을테니 말이요.
(잘 살게된 타이완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했을 것이 뻔하지 않소)






국민당 후손은 먹고 살기 위해 아편 거래에 손을 댔었고,
(매싸롱 일대가 쿤사가 활동하던 지역이었다오)
1980년대를 기점으로 아편거래가 줄어들면서(?)
차 재배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오.
그래서 차밭과 산악민족 마을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다오.
(내용을 너무 건너띠고 쓰려니, 앞뒤 문맥이 잘 맞지 않는구려. 이해해 주시구려)
(산과 구름들 사진보니, 윈난이 그립지 않소?)
(여튼 그래서 차 재배가 이 동네 주요 산업이 됐다오)








차는 산악민족의 인력을 이용해 따고,
가공은 정착한 국민당 후손들이 하고,
구입은 태국 관광객들이 한다오.

(타이완 사람들이니 당연히 우롱차가 많구려)











마을 뒷산에는 쩨디가 하나 서있고,
(현재 국왕의 어머니를 위해 건립했다하오)
마을에는 다양한 소수민족이 살고 있소.
어제 카오판싸-승려들이 우기 안거 수행에 드는 날-라고 학생들이 행사를 열었소.
그런데 다양한 전통복장을 보다가 나도 흠칫 놀란건 '바이주' 복장이라오.
얼마나 반갑고 신기하던지. 당신도 그럴거라 생각되오만.
(바이주 복장은 맨날 볼 수 있는 건 아니라오.)

여튼 참 멀리서 여기까지 내려왔다 싶더이다.
티베트 복장 비스무리한 것도 있었는데, 정확히 어디 애덜인지는 묻지 않았소.

이렇게 복잡한 역사와 인구 구성을 갖고 있으나,
동네는 참으로 한적하고 평화로워서 좋소.

매싸롱은 평화가 정착된 이후에 평화의 언덕이란 뜻인 '싼띠키리'로 불리고 있다오.
(실은 정부에서 그렇게 부르라고 했는데, 정부 문서만 빼고 다들 매싸롱이라 부른다오.)
(여기서 하나 더, '싼띠'는 아무래도 샨티에서 온  것일게요. 확인치 않아도 그럴 것 같지 않소.)
이상 매싸롱에 관한 간략한 소개를 마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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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남쪽으로 2시간 닌빈이란 곳이있습니다.
Ninh Binh. (닝빙으로 발음되기도 합니다.)

하노이 인근은 카르스트 지형으로
불쑥불쑥 솟아난 석회암 바위산들이 비현실적인 풍경을 제공합니다.

베트남에서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죠.
그 대표적인 곳이 하롱베이입니다.

하롱베이 달리, 침식 작용과 해수면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난게 아니라
단순히 침식 작용의 결과로 육지에도 그런 독특한 풍경이 생겼는데
닌빈 주변에 그런 풍경이 가득합니다.



도시를 살짝 벗어나면 카르스트 지형이 펼쳐지고,
논밭이던, 강이던, 도로 옆이면,
눈을 즐겁게 해주는 풍경이 가득합니다.

닌빈에서는 모처럼 자전거를 달렸습니다.
평지에 가까워 자전거 타기는 그리 어렵지 않는데,
볼거리들이 제법 떨어져 있어서 자전거를 타려면 체력을 필요합니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닌빈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땀꼭입니다.
강을 따라 세개의 동굴이 이어지는데,
강변 풍경이 낭만적이죠.
노젖는 배를 타고 가며 한가로운 뱃놀이를 즐기기 좋습니다.
하지만 뱃사공 아줌마들이 물건을 꺼내드는 순간
고요함은 단박에 날라갑니다.
(여긴 베트남입니다.)




땀꼭에서 뱃놀이도 좋기만,
힘겹게 500계단을 올르면 전망대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 겹겹이 석회암산들이 보입니다.
풍경산수화에서 보던 그림이라고 할까요.
날이 덥지 않아서 그날은 힘들지 않게 계단을 올랐습니다.
숙소에서 만났던 말레이시아 아저씨가 동행했는데,
그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서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참 궁금한 사람이었는데, 만남은 늘 아쉬움을 남깁니다.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은 호아르였습니다.
베트남 최초의 수도쯤으로 보면 되는데,
이건 뭐 수도라고 하기에는 남겨진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원 두개가 있고, 황제의 무덤이있는데, 초라합니다.
그리고 수도라고 하기엔느 방어에 너무 집중해 첩첩산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살짝 산길을 오르면 또다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루동안 자전거로 50킬로를 달렸군요.
호아르를 다녀올때는 살짝 지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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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Đà Nẵng

이 도시의 잠재력을 본다.
전에는 못 느꼈는데, 이번에는 슬쩍 지나치면서도
다낭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그림이 그려졌다.
상업과 교통 뿐만 아니라 해변 리조트 도시로서의 가능성이 열려있었다.
아직은 도시 중심가에 머물지만, 곧 다낭의 매력은 Beach + City Center가
유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서로 발전해 갈 것이다.

이토록 타고난 관광 자원과 도시의 매력이 공존한 곳인데,
다낭은 그저 항미 전쟁의 거점이었던 쓸쓸한 도시 정도로만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 바닷바람이 휑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니었을지.
이제
전쟁 이야기는 어쩌면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진다.




호이안에서 다낭까지는 오토바이를 달렸다.
길은 곧게 뻣어 있었고, 바닷바람이 온 몸을 스친다.
한적한 해변 도로를 오토바이는 제대로 속도를 냈다.





베트남 중부 최대 도시,
교통이 발달되어 있고, 철도 교통도 원할하다.

이곳에는 외국 여행자들도 기차를 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다낭에서 '훼 Huế' 사이는 하이번 고개가 가라막고 있다.
그렇게 지형은 베트남의 남부와 북부를 가르는 경계가 된다.
언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투리도 바뀌고 날씨도 바뀐다.







*하이번 고개 Hải Vân Pass
-‘하이 Hải’는 바다(海), ‘번 Vân’은 구름(雲)을 뜻한다.








한때 다낭과 훼를 가려면 하이번 고개를 올라야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터널이 개통하면서
힘겹게 산길을 오르는 차는 없다.
더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다들 터널을 통과하는데,
아! 그러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제대로  볼수가 없다.

그래서 요샌 일부러 기차를 타는 여행자들이 있다.
단선 철도는 버스보다 월등히 느리다.
반대쪽에 오는 기차를 보내기 위해 중간 중간 멈춰서기 일수.
그러나 육지의 끝자락에 아슬아슬하게 연결된 철도는
산과 언덕을 넘으로 바다를 끼고 돈다.









살짝 창 빡으로 바다 풍경을 봤다고 금방 흥미를 잃지 마시길.
하이번 고개를 다 넘으면, 기차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랑꼬'가 내려다 보인다.




*랑꼬 해변 Bãi Biển Lăng Cô
다낭에서 북쪽으로 35㎞, 훼에서 남쪽으로 90㎞ 떨어져 있다. 다낭에서 하이번 고개(P. 참고)를 넘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 바로 랑꼬 해변이다. 산이 병풍처럼 받치고 있고 반원을 그리며 둥글게 생긴 모래해변과 바다가 그림처럼 어울린다.

 

 

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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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Bac Ha.
베트남 최북단의 중국과 인접한 산악지역이다.
화려한 복장으로 유명한 화몽족 Flower H'mong이 사는 동네다.





박하.
나는 처음 이름을 듣고 박하사탕을 떠 올렸다.
혹여 박하사탕의 산지는 아닐까하는 아련한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박하는 강 북쪽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한자로 풀면 北河 가 된다.










조용한 산골마을은 일요일이 되면 북적인다.
일요시장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단순히 몽족들이 물물교환을 위해 들기는 곳이 아니라
주변 산악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교류하는 공간이기에,
다양한 색과 다양한 인종이 어울린다.










그 중 다수를 찾이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화몽족이다.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전통복장은 박하의 컬러를 각인시키기 충분하다.

모든 여인들의 옷장식이 너무도 화려하야, 사진을 찍고 보니 그닥 표도 안났지만,
보는 즐거움이 가득했던 것은 사실이다.








외지인들이 몰려와 카메라 세례를 퍼붓는 동안
화몽족들은 자신들이 직접 자수를 놓아 만든 물건들을 판다.
사진 한컷 찍혀주는 사례로 물건 하나 구매를 강요하지만,
굳이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해도 사진 촬영에 격하게 항의하지 않았다.
그만큼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단 반증일것이다.











물건 안사고 사진찍기 팁!

마음에 드는 몽족 앞에서 재롱을 떤다.
보채지 않고 사진을 찍겠다는 의사 표시를 계속한다.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인식을 못할 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평상심을 찾고,
카메라를 든 내가 아닌, 다른 관광객에게 물건을 팔기위해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그때 사진을 찍으면 된다.
위의 경우는 젊은 처자들을 사진에 찍을 경우에 해당한다.









나이가 든 할매들의 경우 옆에 앉아서 능청을 떨면 사진을 찍기 쉽다.
과일을 함께 권한다거나 음료수를 권하며 친해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살짝 기분 좋아졌을때, 셔터를 누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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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오토바이가 흘러간다!

하노이, 아니 베트남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머리 속은 온통 태국것들로 가득차있었는데,
하노이에 돌아오니 잊고 있던 베트남의 기억들이 덕지덕지 되살아 났다.





베트남에 오니까 좋으냐고?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그러면 싫으냐고?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하노이에 도착한 첫날은 멍했다.
태국 북부의 산악 지역들을 돌아다녔고,
한적한 곳들만 골라서 있다보니 하노이 같은 북적대는 도시가 익숙지 않았다.

하노이 공항. 변한건 없었다.
대신 나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없을 뿐이다.
베트남 핸드폰 번호도 유효기간이 지나서 오자마자 어딘가로 연락도 못했다.




시내까지 1시간, 구시가에 도착해서야 하노이구나 싶었다.
기억들 더듬을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나도 흘러간다.
마치 하노이를 흐르는 오토바이처럼.







짐을 풀고, 친구를 방문하고, 필요한 업무를 확인한다.
그래도 여전히 멍했다.

한숨 잠을 자고나서야, 하노이가 변하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이 변해있음을 인지했다.

친한 친구들이 이젠 나랑 놀아줄 수가 없다.
가장 친했던 베트남 친구 둘은 모두 더 이상에 베트남에 살지 않는다.
여자는 결혼해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남자는 아이 교육을 위해 부인과 함께 일본으로 갔다.
얼굴이라도 비출려고 찾아갔던 다른 친구는 출장 때문에 달랏에 갔다고 했다.






하노이 둘째날.
일을 시작하기 전 하루 더 여유 시간을 배정해 두었다.
아침에 일어나 하이랜드 커피를 향한다.
3층 발코니에 앉아 도로를 지나는 오토바이를 상념에 잠겨 바라본다.
30여분 그렇게 창 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내가 좋아했던 하노이는 여전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하노이의 아침을 그렇게 진한 베트남 커피와 함께했다.
어쩌면 하이랜드 커피에 득지득지 붙어 추억들과 함께 했는지도 모른다.

아침에 커피 한잔 하자던 베트남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소개팅으로 만나 친구가 된 이상한 인연의 '뀌안'이다.
변함없이 하노이를 지키는 친구인데, 그도 결혼해 나랑 놀아주지 못하긴 매한가지다.

-훈! 지금 어디 있어?
(내 이름의 끝자인 Hun을 그는 '훈'으로 발음한다.)
-응. 하이랜드 커피에서 아침 먹고 이제 막 나가려는 참이야.
-어디서 볼까? 내가 하이랜드 커피로 갈까?
-아니. 여기 말고 어디 다른데로 가자!
-그러면 하프로 어때?
-호수 끝자락에 있는거 말하는 거지?
-응. 근데 야외라 더울지도 몰라? 그래도 상관없지?
-더운건 별로 상관없어. 그럼 거기서 보자!
-알았어. 30분 후 쯤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아.


뀌안과 그렇게 다시 만났다.
주문받은 아오자이를 제작한다고 바쁘던 그녀가 잠시 시간을 냈다.
1년 반만에 하노이를 찾은 친구를 위해서.






호안끼엠 호수 남단에 자리한 하프로 Hapro.
그곳도 추억이 득지득지 딸려있는 곳이긴 매한가지다.

햇살 가득한 하노이 아침.
호안끼엠 호수의 노천 카페에서 '까페 쓰아 다(Iced Coffee With Milk)'를 마시고 있노라니,
제대로 '하노이 답다'라는 생각이 저절도 들었다.


하노이에 오면 매번 느끼는거지만,
베트남 커피는 왜그리 진하고 달달하며, 커피 한잔은 왜그리 작은 걸까?




지난 몇 년 동안 하노이는 늘 겨울이었다.
그래서 하노이의 여름은 참으로 오랫만이었다.
우중충한 겨울보단 덥더라도 하노이는 여름이 더 잘 어울리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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