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자유여행'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03.14 [치앙마이 트레킹] 관광산업의 오만은 끝이 없도다. by 트래블레인
  2. 2012.03.14 머리 식히려 들리곤 하는 치앙마이의 커피집들 by 트래블레인
  3. 2010.11.21 풍등(風燈)이 하늘을 수놓은 치앙마이의 가을 밤 by 트래블레인
  4. 2009.02.09 북부의 장미. 치앙마이 by 트래블레인 (2)


치앙마이 트레킹. 어떤 모습일까?


치앙마이에 자주 와도 관광객이 아니라서, 트레킹을 가지 안았다.
치앙마이에서 트레킹을 했던 기억은 1997년이 전부다.

이번에도 트레킹할 생각은 없었는데, 인스펙션 겸해서 공짜로 다녀왔다.
1박 2일을 가자고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출발 당일에 보니 하루짜리 투어란다.
치앙마이 트레킹은 난 농원, 래프팅, 트레킹, 소수민족 방문,
코끼리 타기, 뗏목 타기, 폭포 방문으로 구성돼있다.
하루동안 정말 많이 다닌다.

과거에 비해 심각하게 걷기만 하는 트레킹은 별 재미가 없는 모양이다.
걷는건 최소로하고, 놀고 경험하는게 투어 프로그램이 초점을 맞췄다.



봉고차가가 숙소에 와서 사람들을 픽업해간다.
인원은 많지 않았다. 방글라데시 커플, 한국 처자들 2명이 전부다.

치앙마이를 벗어나 익숙한 길을 달리다 난농원에 내렸다.
지극히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다. 사진 몇장찍고 나왔다.








난농원에서 한시간 정도 차를 달려 산속으로 들어간다.
트레킹 전에 래프팅을 한단다.
비가 와서 강물이 불어 났으니 그리 심한 급류는 없다.
조교의 시범을 따라 연습 몇 번하고 강을 따라 내려간다.
(래프팅하면서 사진 촬영할 수가 없었다.)
급류를 몇 개 지나서 완만한 강물에선 수영하며 내려왔다.







래프팅 후에는 걷는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다시 차를 탄다.
적당한 곳에서 내려 걷기 시작하더니, 개울을 건너고,
산길을 잠시 타는 듯하니 다시 길을 내려온다.
트레킹 중에 산악 민족 마을은 한군데도 방문하지 않았다.









적당히 운동했더만 배고프다.
점심은 뷔페다. 음식이 적당히 잘 갖추어졌다.
점심을 먹고는 코끼리 타기가 이어진다.
정글 비스무리한 곳을 코끼리가 뒤뚱거리며 걷는다.












투어에 참여한 인원이 적어서 오붓했다.
코끼리에 내려서도 사진찍는다고 한참을 지체했다.
가이드가 별로 재촉하지 않는다.






코끼리에서 내려서 뗏목을 탔다.
뗏목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느리게 느리게 강물을 따라 내려간다.
뗏목 위에서 진한 커피 한잔을 마셨더라면 더없이 좋았을 것을.







이 아줌마만 진짜 산악민족 중의 하나인 라후족이다.
미얀마에서 건너 온 난민들에 비해 잘 웃더라.
남편이 코끼리 조련사라니 뭐 금전적으로 별 불편함도 없을 것 같다.












다음은 소수민족을 방문한다.
-아. 이거 소수민족이라고 하기도 뭐하다.
-더군다나 전혀 다른 3개의 소수민족이 한곳에서 살고 있었다.
-인간 동물원을 제대로 꾸린 셈이다.

황동 고리를 목에 찬 여인들은 카얀 난민들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빠동족을 의미한다.)

미얀마의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태국으로 피난 온 사람들.
그래서 이동의 자유도 없고, 태국 정부의 통제하에서 생활한다.
이방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외모덕분에, 관광상품으로 부각된지 오래.

미얀마 국경지대의 매홍쏜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났고,
이젠 치앙마이 주변으로 그들을 데리고 와서 인간 동물원을 꾸몄다.
관광산업의 힘은 정말 대단함을 느꼈다.
편하게 Long Neck Karen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해야하나?

(인간 동물원을 꾸미고 입장료를 받는다. 그리고 사진 촬영은 마음껏 할 수 있다.)
(물론 투어 상품에 모든게 포함됐으니, 얼마 냈는지 투어에 참여한 사람들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태국 가이드도 정치적인 문제까지 설명하지 않으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된다.)
(황동 목걸이를 차고 있는 카얀 난민들은, 죄수처럼 그러고 앉아서 웃음을 팔고 기념품을 판다.)
(그리고 한달에 5,000밧을 수입으로 챙긴다. 입장료는 모두 태국 정부와 카얀 정부가 반반씩 나눠 갖는다.)



사진을 찍긴 찍어야했으나,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들은 그닥 즐거운 표정이 아니다.
(새롭게 작업하는 책에서는 이런데 가지 말라는 투로 글을 쓸 테지만,
여행자들은 태국 북쪽까지 와서 기회가 되면 카얀 난민들을 보러 갈 것이 분명하다.)

(얼마전 치앙라이 산악민족 박물관에서 다큐를 본적이 있다.)
(태국 북부와 티벳 국경지역의 미얀을 함께 보여주며, 관관산업이
현지 문화를 어떻게 파괴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보존해야하는지에 관한 내용.)
(짧은 시간이지만 다큐 보면서 짠했다. 몇 년전에 똑 같은걸 봤을 때는 아무 느낌없었는데.)
(그만큼 생각이 많아진걸까?)
나이가 들면 관광지를 소개하는 일이 아니라 보호하는 일을 해도 좋겠다 싶은 생각을 했다.)




하루종일 너무 많이 다녔는데, 아직도 볼 게 남아있단다.
마지막으로 폭포를 방문했다.
태국인들 폭포 참으로 좋아한다.
웬일인지 폭포 옆에 쏨땀집이 없더라.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을 얻어 마셨다.

아침 9시에 출발했던 투어는
치앙마이로 돌아오니 저녁 6시가 조금 넘었다.

 


*저작권은 블로그 운영자에게 있습니다. 
저자의 동의없이 무단 전제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북부의 장미, 치앙마이>
<치앙마이> 날이 좋아 뒷 산 나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치앙마이>의 아침
[치앙마이] 승려 1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탁발 행사
치앙마이, 장미를 닮은 태국 북부 란나 왕국의 수도
<치앙마이>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쏭끄란 water festival. 물대포가 즐겁다.
풍등(風燈)이 하늘을 수놓은 치앙마이의 가을 밤
[치앙마이 트레킹] 관광산업의 오만은 끝이 없도다.
[치앙마이] 더 없이 행복한 순간
<치앙마이> 사진을 찍으러 시장을 갔었다.
[치앙마이] 마치 다른 도시를 다녀 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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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가 왜 좋아?
[뜬금없던 치앙마이_5] 사원의 도시
[뜬금없던 치앙마이_4] 동네장터의 흥겨움. 선데이마켓
[뜬금없던 치앙마이_3] 그 곳의 풍경은 어때?
[뜬금없던 치앙마이_2] 숨겨둔 여인은 만났어?
[뜬금없던 치앙마이_1] 치앙마이 좋아?

 

Posted by 트래블레인



1. iberry
home made ice cream

몽롱한 꿈을 꾸는듯한 기분, 어느덧 12월에 들어섰다.
치앙마이 날씨가 쌀쌀해지는 걸 보면,
반팔을 입고 다닐 날씨가 아닌걸 보면, 여기도 겨울이다.

주말, 놀던 참에
카페를 몇군데 돌아다녔다.



아이베리, 여긴 아이스크림집이다.
태국 TV에서 엄청나게 크게 홍보했다던 곳,
일본 잡지에 소개됐길래, 마음먹고 골목을 뒤진다.
역시나 타논 님마해민.
뚝뚝 아저씨한테 물어서 찾아냈으나
골목 이름만 알면 쉽게 찾을수 있을 정도로 엄청 큰 아이스크림집이다.

www.iberryhomemade.com

아이스크름 한 스쿱에 50밧 받을라고 이런걸 만들다니,
역시 치앙마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 장난삼아 만든, 과시용 아이스크림집 같다.











독특한 디자인과 인테리어로,
아이베리 상표는 톡톡튄다.
앞뒤로 뻥뚤린 정원에 통유리로 만든 아이스크림집.

이렇게 많은 사람들일 들락거리는 업소는
낮시간 님마해민에서 찾기 힘들듯한 생각이 든다.








정원, 나무에 매단 그네, 푹신한 소파,
어디건 뒹굴거리며 한가한 휴일의 오후를 즐기기 좋단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사진찍느라 즐거워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2. Doi Chang


치앙마이에서 잘 나가는 타논 님만해민에 있다.

도이 창 커피.
태국 북부에서 재배되는 커피를 사용한다.
와위 커피와 더불어 신선한 커피빈을 사용하는 것이 장점이다.










넓은 실내, 통유리,
그래서 편안함이 가득 전해진다.

치앙마이 카페들은 돈 벌겠다고 만든게 아니고,
돈많은 사람들이 장난삼아 호사를 부리려 소품처럼 운영하는 것 같다.

커피 한 잔에 60밧.
쌀국수 두 그릇 값이지만,
이거 팔아서 벌면 얼마나 벌겠냐.?
것도 커피 마시는 문화를 간직한 나라도 아닌데.

신문 보며 잠시 쉬던 그날의 오후
1시간 동안 3테이블 정도가 회전된것 같다.

그래도, 나 같은 한량에게는
도이 창 같은 커피집에 지천에 널려있는게
치앙마이를 더욱 사랑스럽게 하는 이유다.




3. Din Dee

치앙마이에 취재하러 온 것도 아니면서,
길을 지나다 새로운게 보이면 눈여겨 두었다가 한번쯤 찾아가게된다.

타논 님마해민 오른쪽 끝, 타논 쑤텝과 만나는 지점.
치앙마이 대학교 아트 센터가 있다.

작년에는 거기 카페가 없었는데
올해는 토담집이 보였다.



아이베리 아이스크림을 먹고 내친김에 아트센터까지 걸어갔다.
카페 이름은 '딘디'
그냥 커피와 베이커리를 팔줄 알았는데,
커피 보다는 식사와 차가 주를 이룬다.





의외로 주인장은 일본이었고,
다양한 일본차와 허브를 서너개 섞어서 만든 건강한 차들이 많았다.
메뉴를 보면 어떤 허브와 민트를 섞어, 어떤 효능에 좋은지 금방 알수있다.

작은 주방에서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며,
카레를 포함 태국요리가 59밧부터다.

커피 종류는 별로 없고, 맛도 별로다.
하지만 그윽한 차향기 맛으며, 나무 그늘 아래
또는 토담집 안 돗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낼수 있는 곳이다.

차의 온도를 유지하고 위해 모자처럼 생긴 걸 준다.
(그걸 뭐라 하는지 단어를 모르겟다.)







아트 센터에서 전시되는 그림을 보러가지 않더라도
한적한 전원 풍경을 옆에 두고 시간 보내기 좋다.
(토담집 옆은 치앙마이 대학에 운영하는 농대학생을 위한 논이다.)

커피마져 훌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다음에는 밥 먹으로 가봐야겠다.
(그럴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4. Groon Cafe


치앙마이 대학 후문 쪽에 있는 아담한 카페.
학생들이 많이 사는 주택가 골목 안쪽에 있다.
규모도 작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
동네 주민 학생들의 아지트.

가격 대비 커피 맛이 괜찮다.
커피는 30밧.




단골집인 와위 커피 Wawee Coffee 여기 참고.
http://travelrain.tistory.com/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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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동의없이 무단 전제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북부의 장미, 치앙마이>
<치앙마이> 날이 좋아 뒷 산 나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치앙마이>의 아침
[치앙마이] 승려 1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탁발 행사
치앙마이, 장미를 닮은 태국 북부 란나 왕국의 수도
<치앙마이>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쏭끄란 water festival. 물대포가 즐겁다.
풍등(風燈)이 하늘을 수놓은 치앙마이의 가을 밤
[치앙마이 트레킹] 관광산업의 오만은 끝이 없도다.
[치앙마이] 더 없이 행복한 순간
<치앙마이> 사진을 찍으러 시장을 갔었다.
[치앙마이] 마치 다른 도시를 다녀 온 듯

Posted by 트래블레인





'역시 치앙마이다' 그런 생각을 했다.

전통과 문화가 생활 공간 속에 고스란이 녹아 있는 도시, 치앙마이.
축제가 열리면 분위기는 더욱 흥에 겨워진다.

러이끄라통이라고 가을 대보름에 열리는 축제가 있었다.
연꽃 모양의 끄라통을 강물에 띄워 소원을 비는 날이다.
북쪽에서는 '콤로이'라 부르는 풍등을 하늘로 올리기도 한다.







치앙마이에서 러이끄라통을 맞이하는 건 3년 만인 듯.
이래저래 아는 사람들과 측근들이 치앙마이에 꽤나 있어서,
별다른 약속도 안하고 매삥 강변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 너무 일찍 나갔다 싶었는데,
해가 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차량이 통제되면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됨을 알린다.
여기저기 무대에서 공연이 열리고, 미인 선발대회가 열렸다.
강변에는 끄라통을 띄워보내려는 사람들로 분주했고,
다리 위에서는 풍등을 하늘로 올려보내며 불장난 하는 어른들로 가득했다.

그들 모두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퍼레이드.
꽃단장한 언니들을 꽃마차에 태운 행렬이 도시를 지난다.





워낙 많은 인파들로 인해 가두행렬을 곳곳에서 정체됐고,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은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방송국 카메라를 현장 중계를 위해,
오히려 지체되고 정체되는 퍼레이드 행렬에 안도하는 분위기.






<주간 동아>에 기고했던 치앙마이 원고에서 일부 인용

쉽게 숙소로 돌아오지 못하고 흥에 겨워 거리를 거닐다 가두 행렬과 마주쳤다. 마을과 학교마다 팀을 이루어 치장을 하고 퍼레이드에 참여한 무리들이다. 저마다 꽃단장을 하고 전통춤을 추며 거리를 지난다. 란나 양식의 전통복장과 북부 고산족들의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멋과 아름다움을 뽐냈다. 선데이 마켓에서 흔하게 보이던 옷과 스카프를 직접 착용한 북부 여인들의 맵시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마을 대표 미인들을 태운 연꽃마차 행렬을 끝으로 공식적인 행사는 끝났다. 하지만 치앙마이의 깊어가는 가을밤은 불꽃이 하늘을 향해 하염없이 피어올랐다. 낮의 끄라통을 대신해 밤에는 ‘꼼로이’를 띄운다. 마치 불 풍선처럼 저마다 소원을 담은 열기구 모양의 꼼로이가 하늘로 끝없이 이어졌다. 아이들보다 불놀이를 즐기는 어른들이 더 신나있었다. 밤하늘을 가득 메운 불 풍선은 은하수 흘러가듯 치앙마이 밤하늘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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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Posted by 트래블레인

'북부의 장미' 치앙마이
온화한 기후와 태국 북부의 고유문화가 어울리는 란나 왕조의 수도


방콕에서 차로 10시간을 달리면 태국 북부의 대표도시 치앙마이 Chiang Mai가 나온다. 북부의 장미라는 별명처럼 확연히 들어나는 아름다움으로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치앙마이는 ‘새로운 도시’라는 뜻이다. 란나 왕조를 창시한 멩라이 왕이 1262년 치앙라이에서 치앙마이로 수도를 옮기며 붙인 이름이다. 성벽과 해자에 둘러싸인 전형적인 고대 도시로 불교국가답게 사원들이 가득하다. 지금은 태국의 일부분에 편입되었지만, 1558년까지 엄연히 독립된 나라를 이루며 독특한 언어와 문화를 발전시켰다. 


치앙마이 올드 타운의 이정표, 빠뚜 타패


치앙마이의 매력은 과거와 현재가 함께 어울려 있다는 것이다. 방콕 다음으로 큰 태국 제 2의 도시지만, 도심을 살짝만 벗어나면 시골스러움이 그대로 남아있다. 편의에 따라 도시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도시는 구시가와 신시가로 확연히 구분된다. 치앙마이 옛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는 해자를 건너 성문을 통해 드나들어야 한다. 구시가로 통하는 대표적인 문은 '빠뚜 타패 Thaphae Gate'다. 성문을 통과해 구시가로 들어서면 600년 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빠뚜 타패 주변은 저렴한 숙소가 많아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다. 조용한 구시가 골목에 위치한 숙소들은 호사스러움 대신 가정집 분위기를 풍긴다. 어렵게 정한 게스트하우스는 넓은 야외 정원이 마음에 들었다. 방콕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겨울의 따스한 햇살이 마당을 비추고 있었다. 커피 한 잔을 받아들고서야 먼 길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치앙마이 주변의 산에서 직접 재배한 커피 원두라 더 없이 신선하다.



구시가에 머문다면 치앙마이 사원들을 여행하기 편리하다. 사원의 도시답게 300여개의 사원이 산재한 치앙마이는 구시가에만 30여 개의 사원이 밀집해 있다. 방콕의 사원에 비해 화려한 치장을 덜어낸 담백함과 나지막한 지붕선이 아름답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생활공간에 사원들이 자리해 생동감도 넘쳤다. 어디서건 골목 하나를 돌면 사원이 나왔고, 입장료도 없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사원들 들락거릴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빠뚜 타패에서 이어지는 길은 타논 랏차담넌이다. 1㎞ 정도에 불과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왓 쩨디 루앙 Wat Chedi Luang과 왓 프라씽 Wat Phra Sing 같은 치앙마이의 대표 사원이 나온다. 왓 쩨디 루앙은 탑을 의미하는 ‘쩨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표적인 란나 양식의 탑을 간직한 사원이다. 90m 높이로 1441년에 건설됐으나 지진과 버마(미얀마)의 공격으로 파손돼 현재는 60m만 남아있다. 또한 방콕의 왕궁에 안치된 에메랄드 불상을 모셨던 법전도 있어서, 태국 역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왓 프라씽은 사자 불상인 프라씽을 모시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사원 입구를 지키는 사자 모양의 '씽 Sing'의 호위를 받으며 사원에 들어가면 전형적인 3단 겹 지붕의 란나 양식 대법전이 나온다. 태양을 받으면 반짝이는 처마지붕 선이 온화하다. 특히 뱀 모양의 나가 장식에 시선이 오래 머문다.


치앙마이는 한마디로 사원의 도시다. 공짜라 어디건 자유롭게 방문이 가능하다.


사원도 사원이지만 치앙마이에 왔으니 북부 음식에 탐닉해야 했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 가장 유명하다는 아룬라이 레스토랑 Aroon Rai Restaurant으로 향했다. 식당은 유명세에 비해 너무 허름하다. 분위기보다는 맛으로 승부하는 식당인 모양이다. 주인장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식당에는 대표음식들이 미리 요리되어 진열장에 가득했다. 보기에도 카레 종류 음식이 많았다. 주인장쯤으로 보이는 할머니의 안내를 받아 음식을 선택했다. 대표 북부 음식인 '깽항레‘는 부드러운 카레 맛이 입맛을 자극했고, 자극적이지 않고 매콤한 ‘넴’은 소시지라기보다 순대처럼 느껴졌다. 혼자먹지 조금 많다 싶었지만 코코넛 카레로 국물을 낸 쌀국수 ‘카우 쏘이’도 빼 놓을 수 없었다.


거리는 시장이 되고, 사원은 식당으로 변했다.


평상시에 조용하던 타논 랏차담넌은 일요일 저녁이 되면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동네 주민들의 장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선데이 마켓 Sunday Market이라 불리는 일요일의 야시장은 매주 열리는 치앙마이 시민들의 축제다. 손수 만든 물건을 내 놓아 바자회 같기도 했고, 동네사람들이 다 모여 집안의 대소사를 논하는 반상회 같기도 했다. 특유의 색과 디자인으로 유명한 고산족들이 만든 물건도 많아 기념품을 장만하기도 좋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대상인 상업적인 나이트 바자에 비자면 한없이 순수한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를 사지는 않았지만 노점이 쭉 들어선 길을 걸으며 사람들의 흥겨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치앙마이의 매력은 충분히 전해져 왔다. 사원 마당에 마련된 간이식당에 앉아 야식을 먹고 있으니 마치 치앙마이 주민이라도 된 느낌이 들었다.

오토바이를 빌려 해발 1,610m에 위치한 도이 쑤텝 Doi Suthep과 온천으로 유명한 룽아룬 Roong Aroon, 종이우산 마을 버쌍 Bo Sang 등 치앙마이 주변을 다녀오니 며칠이 훌쩍 흘렀다. 겨울의 초입(?)으로 향하는 영상 20도의 쌀쌀한 날씨를 대하는 치앙마이 사람들의 옷 차람이 부쩍 두꺼워져 있다. 하지만 연등 축제인 러이 끄라통을 준비하느라 온 동네는 분주하기만 하다. 시기적으로 보면 늦가을의 대보름이니 한국의 추석과 비슷하지만, 직접 만든 연꽃 모양의 끄라통을 강물에 띄워 소망을 비는 것이니 그 의미는 다르다.


헛된 욕망이 강물을 따라 모두 흘러 내려가길....


축제가 주는 기분 좋은 느낌은 치앙마이라고해서 전혀 다를 게 없었다. 치앙마이의 주말을 즐기기 위해 서울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려 삥 강변으로 향했다. 종이 랜턴으로 만든 거대한 나무가 '빠뚜 타패‘ 앞에 세워졌고, 강변에는 끄라통을 들고 나와 소망을 비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관광객인 우리들은 사진 몇 장만 찍고 투어리스트들을 위한 장소를 탐방할 예정이었으나 쉽사리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근사한 칸똑 쇼 대신 강변에 깔린 돗자리에 앉았다. 넘쳐나는 인파로 인해 태국인들과 어깨를 맞댈 정도로 자리는 비좁았다. 음식이라고 해봐야 노점에서 파는 닭 꼬치와 쏨땀(파타야 샐러드)이 전부였지만, 캔 맥주를 곁들이니 훌륭한 정찬이 됐다.


과거의 의상을 재현한 거리 페러이드

쉽게 숙소로 돌아오지 못하고 흥에 겨워 거리를 거닐다 가두 행렬과 마주쳤다. 마을과 학교마다 팀을 이루어 치장을 하고 퍼레이드에 참여한 무리들이다. 저마다 꽃단장을 하고 전통춤을 추며 거리를 지난다. 란나 양식의 전통복장과 북부 고산족들의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멋과 아름다움을 뽐냈다. 선데이 마켓에서 흔하게 보이던 옷과 스카프를 직접 착용한 북부 여인들의 맵시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마을 대표 미인들을 태운 연꽃마차 행렬을 끝으로 공식적인 행사는 끝났다. 하지만 치앙마이의 깊어가는 가을밤은 불꽃이 하늘을 향해 하염없이 피어올랐다. 낮의 끄라통을 대신해 밤에는 ‘꼼로이’를 띄운다. 마치 불 풍선처럼 저마다 소원을 담은 열기구 모양의 꼼로이가 하늘로 끝없이 이어졌다. 아이들보다 불놀이를 즐기는 어른들이 더 신나있었다. 밤하늘을 가득 메운 불 풍선은 은하수 흘러가듯 치앙마이 밤하늘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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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북부의 장미, 치앙마이>
<치앙마이> 날이 좋아 뒷 산 나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치앙마이>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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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쏭끄란 water festival. 물대포가 즐겁다.
풍등(風燈)이 하늘을 수놓은 치앙마이의 가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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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던 치앙마이_4] 동네장터의 흥겨움. 선데이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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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