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탕의 물축제, 쏭끄란 페스티벌

태국은 매년 4월 13일이면 온 나라가 물로 뒤덥힌다.
비가 내리지도 않는 건기, 그것도 일년 중에 가장 더운 날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쏭끄란은 태국의 설날로 일년 중 가장 더운 때가 맏닥들여,
시원한 물세례를 퍼붇는 즐거움을 주는 날이다.




저런 통쾌함. 아마도 쏭끄란의 재미가 아닐런지.


1.
쏭끄란은 '움직인다'라는 뜻의 산스크리스터인 싼크라티에서 온 말로,
태양의 위치가 백양자리에서 황소자리로 이동하는 때를 의미한다.
즉, 태국식 불력에 의해 새로운 한 해가 되는 시점으로,
12개를 이루는 한 사이클이 다하고, 또다른 사이클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쏭끄란은 단순히 물뿌리고 난리치는 날로 인식되기 쉽지만,
집이나 사원의 불상의 머리에 물을 뿌려 깨끗이 씻어내고,
가족 중에 연장자의 손이나 어깨에 물을 뿌림으로서 새로운 새해를 맞는 날이다.
즉, 물은 옛것을 정화하고 새로움을 맞이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한다.

북부, 그러니까 과거 란나 타이에서 시작된 전통이 지금은 태국 전체를 뒤덮은 쏭끄란 축제.
치앙마이에서는 불상을 꺼내 도시를 행진하며 사람들로부터 물 세례를 받지만,
고향을 찾아 떠나 한적해진 방콕에서는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놀이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특히, 태국 관광청과 정부의 주관하며 아예 물싸움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며,
쏭끄란은 '쏭크람(=전쟁)'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 어떤 반응이나 의미와 상관없이
쏭끄란은 아이들과 관광객들에게 더 없이 좋은 날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물총 하나면 서로 어울리고, 신나해 할 수 있기 때문.

전쟁의 승자는 물을 많이 확보한 사람이나,
수도꼭지 옆에 자리를 잡은 사람이 이기기 마련.

모처럼 쏭끄란이 열리던 해에 방콕에 머물렸으니,
나도 나름 분주한 척 해야했다.

먼저, 쏭끄란 축제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카오산 로드.
공식적인 축제 일정보다 빨리 사람들은 물총을 메거나 들고,
적당한 표적을 찾아 물을 쏘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며 거리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결국은 물이 부족해 인파들은 사람들을 따라 한방향으로 '움직이는 날'이 된 듯한 느낌도 받는다.

쏭끄란이 시작되기 전 부터 카오산 로드에서 물을 뿌려댔다.
쏭끄란 기간에는 카오산 로드로 들어가는 것 조차 벅찼으며,
설령 들어간다 하더라도 사진을 찍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카메라도 결국 물에 수난을 당했을테니까.





가장 즐거운 건 아무래도 아이들과 다 큰 여행자들이다.






200밧짜리 물총 하나로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술과 음악이 겯들여 진다면, 이보다 더 신나는 축제가 또 있을까?












맞는 사람이나 쏘는 사람이나 즐겁다.
젖은 옷이 마를 틈도 없이, 물총질을 계속 될 것이며,
해가 질 무렵이면 누군가 얼음에 재운 차가운 물을 선물할 것이다.
그러면, 38도를 넘나든 더위도 순식간에 날라가 버린다.

(올해는 물총 대신 카메라만 든 탓에, 나를 공격하는 사람은 적었다.)
(더불어 얼음 탄 물로 상대방을 놀려주며 통쾌해 할 수도 없었다.)




2.
쏭끄란 축제가 시작되기 전의 시간을 돌려보자.
남의 집 아파트에서 전야제 비스무리한 것이 열렸는데,
그 곳에 머무는 사람들을 위해 주최측에서 간단한 저녁 뷔페와 음료, 그리고 공연을 준비했다.
수영장 옆에 무대를 마련하고 기본적인 태국 음식과 생맥주까지
거하게 차려지진 않았으나, 공짜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전통 복장을 입은 무희들의 공연과, 분위기를 돋우려는 '걸'들의 춤이 있었으나,
의상이나 무대 수준은 크게 기대할 것이 못 됐으니,
조금 늦어진 저녁과 시원한 맥주로 대신해야했다.

(기실, 그날은 카메라가 아니라 수영복을 입고 내려가야했었다.)
(그래야, 준비된 잔치에 멋드러지게 합류할 수 있었는데....)
(왜냐면, 분위기가 무르 익으며 서로 물을 선물하기 보다는)
(수영장에 빠뜨려 흠뻑 물 세례를 했기 때문이다)
(나도 물세례를 받고 싶었으며, 남에게도 물세례를 해주고 싶었다.)









물총 대신 카메라를 들고 나간 탓에 남의 집의 관리하는 스태프들 사진을 몇장 찍어줄 수 있었다.
그들은 사진을 달라고 했지만, 언제 어떻게 전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쏭끄란의 전야제가 지나갔다.



3.
쏭끄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4월 13일의 이야기도 들려주자.
그날은 사원을 방문했다. 좀더 전통적인 의미의 쏭끄란을 구경하기 위해서.

방콕 시청 앞에 있는 왓 쑤탓을 들렸는데,
방콕 시청 앞에는 불상을 내 놓고 일반인들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있었다.
도시를 행진하진 않았지만, 찾아온 사람들로부터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 새해를 맞이하도록 해주고 있었다.





향을 피우고 연꽃을 받치는 모습은 보통때와 같았지만
생수나 향수를 뿌리는 모습은 쏭끄란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팔 긴 사람이 유리하단 생각이 들었다.)




사원 내부는 역시나 인간들로 북적댔다.
특별한 날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원을 찾는 건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대웅전에서 스님들이 읽는 불경을 따라 읽으며 한해의 건강과 평온을 기원할 터이고,
대나무 통을 흔들어 그 해의 운수를 알아 낼 것이다.






또한 스님들에게 물을 선사하거나 물을 건네 받으며,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신년을 맞이하려 했을 것이다.
다 큰 어른들이 스님들 어깨에 물을 한 그릇 뿌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이라니.
(대부분 손에 물을 뿌렸지만, 대담한 아줌마들은 어깨에도 물을 듬뿍 뿌렸다.)
(특히 사진 맨 오른쪽에 앉아 있던 인심 좋게 웃기만 하던 스님이 그날의 타켓이었다.)

물전쟁으로 변질된 쏭끄란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기에
사원은 더 없이 좋은 공간이 되 준다.

왓 쑤탓에서 나와 택시를 타지 않고, 타논 랏차담넌을 걸었다.
카오산 로드로 들어갈 엄두는 내지 않았고, 다만 큰 길에서 사진을 몇장 찍어보려했다.
그런데 현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 복잡함 속의 경쾌함을 표현해 내지 못할 것 같아,
그냥 방관자처럼 길을 걸어와야 했다.



옷이 조금 더 젖었더라면, 아니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더라면,
하루 전날처럼 흠뻑 젖었을 것이고, 통쾌한 웃음도 더 많이 만났을 것이다.

3일간의 전쟁 중에 나는 몇 시간씩 할애해,
내가 필요로 했던 것들을 곁눈질 했을 뿐이다.

그리고는 집 구석에 처 밖여, 방콕의 매우 더운 여름을
에어컨 바람으로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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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


팁싸마이 Thip Samai
 



주소 313 Thanon Maha Chai  /

전화 0-2221-6280 /

영업 17:30~02:00, 수요일 휴업 /

메뉴 영어, 태국어 /

예산 팟타이 35~120B /

가는 방법 왓 랏차낫다 Wat Ratchanatda에서 타논 마하차이 Thanon Maha Chai를 따라 남쪽으로 5분 걸어가면 에쏘 Esso 주유소 옆에 있다.



1966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40년 넘도록 방콕 최고의 팟타이를 요리한다.

외국인들도 사랑하는 태국식 국수 볶음인 팟타이는 

손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태국 음식이다.





팁싸마이는 레스토랑의 명성에 비해 인테리어는 여전 그대로다.

식당 앞은 팟타이를 요리하느라 분주한 요리사들이

솥처럼 생긴 커다란 프라이팬에서 연신 면을 볶아댄다.

전통과 맛을 자랑하는 식당이 그러하듯 팁싸마이도 오로지 팟타이 하나만 요리한다.

대신 종류로 8가지로 세분화해 손님들의 입맛 변화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가장 일반적인 팟타이는 보통 팟타이라는 뜻으로 ‘팟타이 탐마다’라고 부르며

35밧으로 가장 저렴하다.


통통한 새우를 넣은 ‘팟타이 만 꿍’과


오믈렛을 곁들인 ‘팟타이 피쎗’은 70밧으로 신선한 새우를 곁들여 먹음직스럽다.


독특한 팟타이에 도전하고 싶다면


새우, 오징어,  게살, 망고를 넣어 요리한 팟타이 쏭 크르앙을 주문하다.


팟타이치고 비싼 가격인 120밧을 받는다.




혹 점심에 팟타이를 먹겠다고 팁싸마이를 찾으면 썰렁하다.

해가지는 저녁시간부터 새벽까지 영업하므로 밤에만 찾아 갈 것.

 
간판은 태국어로 되어있지만 사람들로 북적대 찾기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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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

방콕의 여행자거리 카오산 로드에서
한 블록 옆으로 가면 타논 프라아팃 Phra Athit Road가 나온다.

짜오프라야강과 인접해 있고, 왕궁과도 가까워
왕족들이 살던 건물들이 많은 거리.
카오산 로드에 비해 아직까지 태국 젊은이들,
특히 주변의 탐마쌋 대학교 학생들이 많이 찾는
아담한 레스토랑과 카페, 펍이 많은 거리다.

타논 프라아팃 코너에는 하얀색의 요새가 하나 서 있는데, 프라쑤멘 요새다.
요새를 사이에 두고 타논 프라아팃과 타논 프라쑤멘 Phra Sumen Road가 갈린다.




프라쑤멘 요새는 다름 아닌 방콕의 북서부 코너를 지키기 위해 만든 것.
지금의 방콕 크기를 생각한다면, 웬 여행자 거리 끝트머리에 요새를 만든게지라고
반문할테지만, 220년 전의 방콕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작았다.







방콕의 오리지널은 왕궁을 포함한 라따나꼬씬으로
짜오프라야 강을 연해 인공으로 수로를 파서 섬 처럼 만들었다고 한다.
그 북서쪽 경계에 해당하는 짜오프라야 강과 만나는 곳이
바로 프라쑤멘 요새다.

건축적인 이야기나 역사적인 이야기보다
프라쑤멘 요새는 여행자들에게 휴식처 같은 공원을 제공해 준다.
요새 옆으로 잔디 공원이 있고, 공원을 강변을 끼고 있다.
짜오프라야 강변에 서면 라마 8세 대교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공원은 작지만 주말에 공연도 열리고,
오후가 되면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단체로 에어로빅을 하면서
살빼기 운동에 여념이 없다.



사진 속의 아저씨, 너무도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흥은 최고조에 달한듯.
그런데 곧이어 비가 내리면서 에어로빅 공연은 막을 내려야 했다.



 

타논 프라아팃을 걷다가 간식으로 로띠(팬케익)을 두 개 먹었다.
달달한 연유를 살짝 뿌리고, 션한 아이스 커피를 시키니 딱이다.
장소는 1943년부터 영업한 로띠 마따바.
가게가 작아서 신경써서 골목을 살펴야한다.

 

 
글/사진 안진헌 http://travelrain.tistory.com





Posted by 트래블레인


오래전에 작성된 내용입니다.
그냥 가볍게 읽어 주세요.


카오산 로드의 서점 주인장과의 기분 좋은 인터뷰


카오산 로드의 단골집 중의 하나인 서점이 있다. 단골집이라고 해도 그곳에서 책을 사서 나온 경우는 드물었다. 무언가 볼 만한 책이 없을까 내지는 어떤 책이 새로 나왔나 궁금하면 종종 들리곤 했으나, 딱히 책을 사서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언젠가부터 서점 주인장이 내 얼굴을 기억하기 시작했고, 특별히 책을 사지 않더라도 인사를 건너게 위해 자주 들리면서 친해진 곳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그의 편한 인상은 책을 사지 않더라도 서점을 들리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카오산 로드에 관한 인터뷰를 계획하면서 그를 인터뷰 대상 1순위에 올려놓았다. 카오산 로드에 머물던 동안, 서점 앞을 기웃거렸는데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늘도 헛걸음 했구나!’라고 생각하기 며칠째, 휴가에서 돌아온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딱히 무언가를 물어봐야지 하는 것도 없었지만,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까눙 찟꾼쑴뿐 Kanung Jitgunsumpun
아포리아 북스 Aporia Books
131 Thanon Tanao, Bangkok 10200
전화 0-2629-2919



Me 카오산에서 서점을 경영하기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Him 약 10년 정도.



Me 10년 전의 카오산 로드는 어땠는지?

Him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고, 지금처럼 높은 건물도 없었다.



Me 카오산 로드에서 서점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Him 내가 다녔던 탐마쌋 대학교가 카오산에서 멀지 않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했는데, 많은 유럽인들이 카오산을 드나드는 것 보면서 그런 일을 구상하게 됐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서점이 지금보다 작았었다.



Me 처음 서점을 시작할 때도 이곳(따나오 거리 Thanon Tanao)에 위치하고 있었는지?

Him 아니. 처음에는 카오산 메인 로드에서 서점을 운영했다. 건물 임대료가 계속 인상되면서 몇 번 위치를 옮기다가 이곳으로 온 지는 6년 정도가 됐다.



Me 10년 전 카오산 로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면 좋겠는데요.

Him 10년 전이면 1994년이네요. 우선 맥도널드가 없었구요. (그가 가장 먼저 지적한 곳이 맥도널드였는데, 그 이상의 적당한 비유는 없을듯하다. 그 한마디에 서로 웃는다). 그때는 대형 업소들도 없었고, 게스트 하우스나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영세한 수준이었다.



Me 개인적으로 맥도널드 만은 카오산 로드에 진출하지 않기를 바랐었는데. 버디 부티크 호텔에 맥도널드가 들어서는 걸 보고 얼마나 실망했던지.

Him 나는 맥도널드가 카오산에 진출하는 걸 보고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들어올 것이었으니까. 외국인이 이렇게 많은 카오산에 안 들어올 이유가 없지요.



Me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태국을 여행한다고 계획을 세울 때부터 방콕으로 들어오려 할 테고, 방콕에 오면 카오산을 방문하려 할 겁니다. 그래서 카오산에 남아있는 태국적인 것들이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맥도널드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카오산과는 떨어져있었으면 했거든요.

Him 생각이야 좋지만, 현실에서는 보다시피 이상과 다르다.



Me 10년 전이면 보니 게스트하우스나 VIP 게스트하우스가 유명했을 땐데 기억하세요?

Him 보니 게스트하우스는 잘 모르겠는데. 하지만 10년 전에는 D&D 같은 건물은 없었다. 박스처럼 생긴 작은 방에 손님들을 받는 민박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할까나. 그러나 지금은 고급 숙소들도 생겼고, 거대한 사업으로 변모해 버렸다.



Me 싸왓디나 버디 부티크 호텔 같은 곳이 대표적이겠군요.

Him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카오산에 오고 싶어 하니까 사업도 거대해 지고 있다. 잘 알겠지만 10년 전에는 카오산을 찾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젊은이였죠. 그래서 저렴한 곳들을 찾아다녔고, 지금도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오지만 가족들이나 나이 있는 사람들도 찾아오면서 기호가 다양해졌다고 봐야겠죠.



Me 내 주변 친구들이나 동료들은 90년대부터 카오산을 들락거렸는데, 그때의 기억을 가지고 지금의 카오산을 다시 찾아오면 대부분 실망하고 돌아간다. 카오산 로드가 급속하게 변하는 것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지?

Him 변화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 같다. 카오산 로드 뿐만 아니라 방콕, 아니 태국 전체가 많이 변해있으니까.



Me 태국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한 관광 정책이 많은 효과를 봤다고 생각되는데요?

Him 정책뿐만 아니라 경제가 성장하면서 발전도 동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남쪽의 푸켓의 경우도 엄청난 발전이 있었고, 15년 전에 방문했던 꼬 싸무이, 꼬 팡안, 꼬 따오에 대한 기억과 현재의 섬들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변해있다. 변화가 매우 빠르다. 태국 어디를 가건 변화와 성장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치앙마이도 마찬가지고.

내가 생각하기에 ‘변화하는 것은 절대로 잘 못된 게 아니다’. 그러나 우려하는 건 자본주의, 즉 돈의 집중이라고 할까나? 맥도널드, 스타벅스 같은 대형 체인점들이 카오산을 점령하면 영세한 사업자들은 그만큼 경쟁에 힘들어 지니까.



Me 경쟁도 심해지고 사람도 많이 오는 게 변화의 한 부분이군요. 그렇다면 카오산 로드에서 가장 심하게 변한 건 어떤거라 생각하는지? 내 생각에는 태국 사람들이 카오산을 찾아오는 게 가장 큰 변화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Him 그런 것도 변화의 한 부분이네요. 10년 전에 카오산에 태국 젊은이들은 없었죠. 현재 태국 사람들이 카오산을 찾는 이유는 유명하기 때문이죠.



Me RCA는 더 이상 안 가나요?

Him RCA도 여전해요. 씨암 스퀘어 Siam Square의 쎈터 포인트는 젊은이들의 약속장소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인기 있는 장소고, RCA도 가고 카오산도 가고 그러겠죠. 내가 푸켓도 가고 치앙마이도 가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서 분위기에 따라서 친구들에 따라서 놀러 가는 데가 매번 똑같지 않으니까. 카오산 로드에서 젊은층을 겨냥한 펍이 있고, 30대를 겨냥한 펍이 있고, 카오산 내에서도 여러 가지 펍들이 공존하고 있어요.

Me 카오산 로드에 새로 생기는 업소들은 현지인들을 겨냥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데?

Him 아직까지는 외국인들은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현지인들에 대해서도 주요 고객층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봐요. 저녁 시간의 손님들은 현지인들을 겨냥한 곳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구요. 새로운 대형업소들의 경우는 현지인들, 특히 태국 젊은이들을 고객으로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봐야겠죠.



Me 카오산 메인 로드에 대형 업소들이 들어서면서 영세 업소들이나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들이 사원 뒤쪽이나 쌈쎈 등으로 옮겨가고 있고, 이제는 카오산이라고 하면 카오산 로드뿐 아니라 방람푸 전체를 포괄하는 느낌이 드네요.

Him 나 역시 그 생각에 동감이에요. 바로 앞에 보이는 저 길(카오산 로드)만 의미하기보다는 카오산 일대를 카오산 로드로 일괄해 부른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여전히 그 중심에는 카오산 로드가 있구요.



Me 카오산 로드를 찾아오는 여행자들, 특히 서양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Him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



Me 그들의 행동이랄까, 10대의 영국이나 호주 젊은이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리고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현지 문화에 대해서 너무 무례하게 행동하는 듯한 생각이 들어서요.

Him 일부는 태국 문화나 태국인들의 생활방식에 대해서 전혀 개의치 않기도 하지만, 일부는 무언가 배울려고 노력하기도 하니까 사람에 따라서 상대적일테죠. 그리고 젊은 사람들, 아직 젊잖아요. 더 잘 알지 않나? (서로 공감하며), 친구들하고 어울려서 술 마시고, 기분 좋아서 취하고. 당연하다고 봐요.




Me 여기는 여행서적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고, 도움이 될만한 책들이 많아서 여행자들이 좋아할 것 같네요. 여행 서점을 운영하시는 주인장께서는 여행 좋아하세요?

Him 태국, 좋아해요. 아름답잖아요. 다른 나라 중에는 몽골이 아름다웠고, 티벳도 여행지로서 손색이 없었구요. 이란(Iran)도 좋았던 기억을 갖고 있는 나라고 라오스(Laos)도 좋았다. 중국, 10-15년 전에 갔었는데 그 당시에는 여행하기 힘들었어도 무척 아름다웠어요. 중국도 좋아하는 나라 중에 하나네요.



Me 태국에 관한 책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Him 태국 문화를 잘 모르는 초보자라면 ‘Nevermind, Mai Pen Rai'가 적당할 듯 하다. (주-‘마이 뻰 라이’란 태국인들의 생활 방식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말로 ‘괜찮다’ 또는 ‘노 프라블럼’의 의미로 무슨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마이 뻰 라이’라고 하면 해결된다 싶을 정도로 여유 있는, 걱정 없는 삶을 살아간다). ‘Wondering Into Thai Culture'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Me 마이 뻰 라이, 빅 맹고 Big Mango, 팟퐁 시스터 Patpong Sister 같은 책들을 태국 생활 초창기에 읽었던 책들인데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원더링 인투 타이 컬쳐’는 처음 들어보는 책이네요.

Him (웃으며) 컬쳐(문화)에 대해서는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책을 읽어서 습득하는 것 보다 체험하면서 배우는 게 좋지 않을까.



Me 아포리아 북은 론리플래닛을 포함해 많은 영문 가이드북에 추천되어 있는데, 가이드북의 영향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Him 글쎄, 그다지 큰 것 같지는 않다. 좋은 서점이라 사람들이 찾아오는 게 아닐까. (웃음)



Me 물론, 이곳은 좋은 서점이다.

Him 가이드북의 영향도 있겠지만, 여행자들끼리 서로 이야기하면서 ‘어떤 서점에 가면 좋은 책들을 구할 수 있다’라는 말들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이 더 많은 것 같다.



Me 그렇다면 여행자들은 가이드북에서 제시하는 정보보다 여행자들끼리 교환하는 정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Him 여행자들이 가이드북을 볼 때 그 것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특히 책 사러 갈 때는 더더욱 가이드북에 쓰여진 내용을 자세히 확인해서 어떤 서점이 좋다고 해서 그 곳까지 찾아가지 않는다.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Me 내 경우는 모든 가이드북을 자세하게 확인한다. 그게 일이니까.

Him 그런가? 배낭여행자들이라면 여행을 하니까. 내가 볼 때 여행자들은 숙소를 찾을 때 가이드북을 보는 것 같다. 소개된 몇 군데 숙소를 보고 이 정도면 오케이라고 생각하고 방을 정하고 나서는 스스로 찾아서 경험하는 것 같다.



Me 사실 나도 여행을 할 때는 서점을 찾아가기 위해서 가이드북을 들어다보지는 않았다. 우연히 아포리아 북스를 알게 됐고, 서점이 좋아서 자주 들락거리게 됐는데, 일 때문에 많은 가이드북들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니 대부분의 가이드북에서 한결같이 이곳을 추천하고 있더군요. 입구에 붙여진 스티커들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구요.

Him 네. 론리 플래닛 Lonely Planet, 러프 가이드 Rough Guide, 럿츠 고 Let's Go도 추천하고 있고 프랑스어 가이드북에서도 추천되어 있더군요.



Me 인터뷰가 길어졌네요. 정리할 겸 개인적인 것들, 생각들 몇 가지 물어볼게요.
카오산 주변에서 즐겨먹는 음식이나 즐겨 가는 식당이 있나요?

Him 글쎄. 없다. 식사는 내가 사는 집 주변에서 하는 편이고, 가끔 이곳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강변을 끼고 있는 파아팃 거리 Thanon Phra Athit를 간다. ‘헴락’이 단골이라면 단골인 식당이다.



Me 카오산에서 보존되었으면 하는 게 있다면?

Him My Life. 내 삶 자체가 보존되었으면 한다. 어떤 것이 보존되길 원하나? 변하는걸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



Me 마지막으로 카오산 로드를 찾아오는 누군가들을 위해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Him 당신의 삶을 즐기세요. 더불어 당신들의 하루도 즐기고. 인생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즐기면서 살아야한다.



준비되지 않은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녹음된 그와 내 목소리를 들으며 인터뷰를 정리하는 동안 앞뒤 없이 뒤죽박죽으로 이어졌던 인터뷰 내용이지만, 글로 정리하는 내내 즐거운 미소가 입가에 가득했다. 더불어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그와의 대화는 웃음이 가득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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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

두명의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제작자,
그들과의 카오산 로드에 관한 거침없는 인터뷰

카오산 로드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새로이 들어오고, 누군가는 다시 길을 떠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호기심을 가지고 그들을 지켜본다. 이런 다양한 사람들을 담으려는 사람들도 카오산 로드에는 있기 마련인데, 우연히 카메라를 세워놓고 무언가를 촬영하려는 젊은이들을 만났다.

카오산에 관해 어떤걸 찍고 싶어하는지 보다도 카메라를 들이댈 정도면 카오산 로드나 방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을거란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금 전 한 시간 넘는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지만, 그들은 놓치면 어쩌면 이 작은 길에서 그들을 다시 못 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에 집어넣었던 녹음기를 꺼내 그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한다.

촬영 장비를 다 꺼내지도 않은 채로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었다. 미국인이라고 소개했던 두 명의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이름은 인터뷰 마지막에 녹음을 했는데, 한 사람의 이름은 테이프가 다 돼서 녹음이 되어있지 않았다. 숙소에 돌아와 녹음을 확인하며 알게 됐지만 그들을 다시 찾아내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그래서 Me & His Friend, Me & Him(쉐리프 더아이다, 인도계 미국인, 씨애틀 거주)과의 인터뷰가 되어 정리해보았다.





Me 카오산 로드에 온 지는 얼마나 됐나?

His Friend 이제 막 도착했다. 30분 정도 된 것 같은데.. 하지만 첫 번째는 아니다.



Me 그럼, 카오산에 언제 와 봤었나?

His Friend 세 달 전쯤에 왔었다.



Me 카오산 로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His Friend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해봐라. 슬픈 일이긴 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카오산에 와서 별다른 것을 하지도 않고, 태국적인 것들을 경험하는 것인 냥 생각하고 있고, 일부는 논-스톱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들이며 그들의 나라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과 별 다를 것도 없이 행동하고 있다. 카오산은 이제 태국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해있다.



Me 태국 어디를 가든 변화가 매우 빠르지 않은가?

His Friend 그건 그렇다. 카오산도 태국의 한 부분이니까. 친구랑 함께 몇 달 동안 태국 동북부인 이싼에서 몇 달간 생활하고 왔다. 그런 곳에 있다가 방콕, 특히 카오산으로 돌아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여기서 뭐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일수다.



Me 카오산이 너무 국제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His Friend 물론 그렇지만....,



Me 지금 카메라로 무엇을 촬영하려고 하는가?

His Friend 아직 잘 모르겠다. 좋은 아이디어라도 있으면 알려줘라.



Me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지? 어떤 회사에 소속이라도 되어있나?

His Friend 아니. 옆에 있는 이 친구를 위해서 일한다. 그리고 저 친구는 나를 위해서 일하고.



Me 대화 중에 카오산 로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무엇이 카오산을 싫어하게 만드는지?

His Friend 카오산 같은 세상이 있다는 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나는 카오산에 있으면 편해지지 않는다. 카오산은 거대한 상점 같고, 음식도 태국같지 않고, 가격은 다른데 보다 두 배 이상은 비싸고... 또한 많은 여행자들이 카오산에 와서 음식을 먹으며, ‘그래 이게 태국음식이야’라고 말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카오산에서 먹는 음식이 어디 태국적이기나 한 음식인가? 뭐 그런 것들이 카오산을 그다지 내키지 않게 하는 것들이라고나 할까....



Me 많은 사람들이 카오산에 와서 무언가 새로운 걸 경험하려 하는데?

His Friend 카오산, 제정신이 아닌 거리다. It's crazy!!!



Me 그래도 여행자들이 방콕을 여행한다면 카오산에 와서 필요한 것들을 소비하고 경험하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저렴한 버스 티켓으로 남부의 섬들이나 치앙마이 트레킹을 갈 수도 있고...

His Friend 저렴한 티켓 뿐 아니라 카오산에서 많은 것들을 구입이 가능하다. 카오산은 카오산 그 자체니까. 방콕 뿐 아니라 태국에서도 카오산은 거대한 랜드마크가 되어버렸고, 누구나 카오산이 어디 있는지 뭐 하는 덴지 알고 있고, 카오산 로드가 등장하는 영화 ‘비치’ 때문에도 카오산은 더욱 강하게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을테고....



Me 영화 ‘비치’에서 묘사된 카오산의 모습은 당시의 특유함을 아직은 간직하고 있을 때다. 지금은 많이 변해있지만...

His Friend 그때 모습은 나는 잘 모르겠고, 옆에 있는 내 친구가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는 4년 전부터 카오산을 들락거리고 있으니까!



(인터뷰를 바꾸면서)



Me 4년 전의 카오산 로드 모습은 어땠는지?

Him (그는 자기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길 기다렸다는 듯이, 그리고 이곳을 들락거리는 아무 생각 없는 여행자들에 할말이 많았던지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지금이나 4년 전이나 크게 다른 것 없었다. 다만, 스타벅스가 없었고 버거 킹, 맥도널드도 카오산 로드에 진출하지 않았던 것 정도가 다르다면 다를까. 세븐 일레븐이나 펍, 레스토랑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많았고, 내가 신경쓸 바는 아니지만 거리에서 팔던 옷들도 지금과 똑 같았다.

내가 느끼기에 사람들, 그리고 여행자들은 다른 데는 가지고 않고 카오산 로드에 와서 자고, 물건을 사고, 아마도 왕궁이나 씨암 스퀘어 정도를 구경하고, 비행기를 타고 푸켓을 가거나 치앙마이를 여행 한 다음 태국을 떠날테지.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겠지. “이것 좀 봐라. 내가 한 머리가 태국에서 한 거고, 내가 차고 있는 팔찌가 태국에서 산 거란다.”

하지만 그런 여행자들이 태국어를 배울려고 노력하는가? 아니다. 그들은 태국 문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배운 게 없고, 태국 음식에 대해서도 아는 것도 없다. ‘팟타이’ ‘카오팟’ ‘롯띠’ 정도는 카오산 로드의 길거리 노점에서 맛 봤겠지만 그런 것들은 미국이나 영국 어디서나 있는 태국 레스토랑에서 얼마든지 맛 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동북부(이싼)는 가지도 않으며, 작은 마을에도 갈려는 의지도 없으며, 혼자 스스로 무언가를 해결하며 여행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냥 카오산 로드에 와서 집에서 하던 것처럼 익숙하고 편한 대로 행동하려하고, 자기들 방식대로 즐길 뿐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고, 비행기표를 사거나 에어컨 나오는 VIP 여행자 버스를 타거나, 맛사지를 받으며 피곤한 발을 잠시 휴식하게 해주거나, 남부 섬들로 내려가는 여행자 버스를 타고 가면서 6편의 비디오를 내리 보거나, 푸켓의 고급 리조트에 머물면서 럭셔리한 시간을 보내는 것들...잘 모르겠다.

내가 여기서 촬영하고자 하는 다큐멘터리는 동북부(이싼) 지역의 개발에 관한 내용인데 댐을 건설한다거나 서구적인 방식의 개발 방식 등에 관한 것들인데, 이싼 지역의 개발 또는 서구화가 가져오는 전통적인 방식과 문화의 상실에 관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카오산 로드에서 촬영하려고 하는 것들도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카오산 로드 자체가 태국에서 볼 수 있는 서구화의 전형적인 모습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형적인 개발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런 것들이 하나의 유행이라면 카오산 만큼 잘 어울리는 곳도 없을 것이다. 카오산을 보여줌으로서 역설적으로 동북부(이싼) 지역이 보존되어야 함을 말하려는 것이다.



Me 카오산 로드에서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과도 여러 차례 인터뷰를 했는데, 그들이 말하길 카오산 로드가 변하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Him 카오산 로드를 변화하게 하는 건 이제 더 이상 70년대의 보헤미안들이 아니라 이곳을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그리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배낭여행자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보헤미안들이 카오산을 들락거릴 때는 카오산에 가면 맥주, 커피나 마시고 마약이나 하던 그런 곳이라고 들었겠지만,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미국인들이 휴가로 멕시코가 아닌 태국을 방문하고 바로 이곳 카오산에 와서 숙식을 해결한다. 독일인이나 호주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카오산 로드를 들락거리고 있지만, 그들 이외에도 이젠 아시아인들을 포함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카오산으로 유입되고 있다.

모든 종류의 국적과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카오산으로 몰려들면서 매우 국제적인 장소가 되고 국제적인 집합소가 되어있다. 그래서 방콕에서 매우 독특한 장소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셈이고, 다양한 국적,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만나고, 대화하고, 교류하고, 그들과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있지만, 카오산 로드에서는 그 어떤 것도 태국적인 것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영원히 태국적인 것들을 환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Me 그렇다면 태국사람들이 만드는 태국적인 것이 카오산에 있다고 생각하나?

Him 여러 가지가 있겠지. 사롱이나 파카마 같은 걸 살 수 있고, 음악, 악기, 보석(은공예품) 같은 것도 있고, 하지만 태국에서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수공예품들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 되는 것들로, 카오산 로드에서 사는 것도 공장에서 만든, 태국 어디서건 살 수 있는 물건 밖에 없다. 여기서 사는 셔츠들은 시골 마을에 가도 구입이 가능하고, 저기서 파는 드럼은 아프리칸 드럼이고, 디지리두는 호주에서 만든 것이고.... 점점 국제적인 중증의 보헤미안이 되거나 태국적인 보헤미안이 되거나....



Me 카오산 로드를 찾아오는 태국 젊은이들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Him 예스, 많은 태국인들이 카오산을 찾아온다. 왜냐하면 카오산에 오면 세상의 다른 부분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일 것이다. 재미있겠지. 잘 못 됐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은가? “즐기기 위해서 카오산에 온다” 내지는 “태국에 있는 거리인 카오산 로드에 놀러 왔지만, 이곳에서는 태국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 등이 태국 사람들이 카오산을 찾아오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말이 될듯하다.

즉, 카오산에서 태국적인 것들처럼 보이는 것들이 당신에 황폐된 채로 다가오는 태국의 모습이 아닐까. 그래서 매우 비극적이다. 여행자들이 태국에 오는 이유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동북부(이싼)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여행자들은 별 관심이 없다. 카오산 로드에 와서 인터넷 카페에 친구들과 메일이나 메신저를 주고받고, 자신이 찍은 이국적인 그러나 태국을 와 본 사람이라면 전혀 태국적이라고 느끼지 않을 사진들을 친구나 가족에게 기념을 보여줄 뿐이다.

내가 아는 태국 친구도 카오산 로드에 오는 이유는 아르헨티나에 온 여행자, 그리스에 온 여행자와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다. 매우 좋은 일이고, Cool한 것이지만 동시에 전혀 태국적이거나 태국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려운 것들인데, 아마도 내가 말하려는 의도를 이해할 것이다.


Me 마지막으로 방콕이나 태국으로 여행 오는 배낭여행자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Him 큰 마음으로 당신 주변에 있는 것들을 볼려고 노력하라. 그리고 왜 여기 와있는지, 왜 여행을 하는지 배울려고 노력해라. 놀러간다는 의미인 태국어처럼 단지 ‘빠이 티여우’하기 위해서 여기 저기 다니기보다는 뭔가 느끼고 배워갔으면 좋겠다. 태국을 여행하고 돌아갈 때 ‘뚝뚝 기사들은 미쳤어’라는 것 이외에 무언가 얻은 게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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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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