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비'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03.14 [꼬 피피] 한 때 태국 남부의 파라다이스라 불리던 섬이 있었다. by 트래블레인
  2. 2011.05.28 태국의 몰디브, 꼬 리뻬 Ko Lipe by 트래블레인
  3. 2010.06.09 사진 한 장을 보내다. by 트래블레인
  4. 2010.04.03 <태국 여행>오늘도 공짜로 할래? by 트래블레인
  5. 2009.11.13 <태국 여행> 어디로 튀어야하나 갈팡질팡했던 일주일 by 트래블레인


바다에 역사, 건축, 문화, 예술, 종교가 있는게 아니니,
볼거리를 확인하겠다고 사진 찍으러 다닐 일은 없다.
비슷하게 생긴 바다에 대한 설명은, 이제 그다지 어렵지 않다.
(비슷하게 생긴 바다를 어떻게 다른 느낌으로 찍는냐가 관건인 것 같다.)


일이 노는 거니, 이번에도 그냥 놀러 왔다고 치자.
가능하면 바다에서 잠시라도 수영하려고 노력한다.
남들처럼 Holiday 기분을 내보려구.
(근데 이건 분명 일이라서, 취재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아침부터 날이 좋더니, 금새 폭우가 쏟아졌다.
(도로가 침수되고 난리가 아니었다.)
서둘러 바다에 나가 사진을 찍고 수영하길 잘했다.
파도가 제법 있어서 수영보다는 몸으로 파도타기를 즐겼다.



무슨 바다색이 저러냐?
아직 우기의 끝물이라서, 태양이 온전히 바다를 내리 비치는 것도 아닌데,
잔잔한 수심의 모래해변 사이로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내려 앉아있었다.
(날이 꾸리꾸리해서 카메라만 챙겨 나섰는데,
수영복을 입지 않았던게 무척 아쉬웠던 바닷가다.)
(책이라도 들고 갈 걸 그랬나?)



아직 쓰나미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무일 없었단 듯 평화롭고 화려해 보이지만,
곳곳에 걸린 대피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바닷가에서 사람들은 저러고 논다.
서핑하는 사람들 보면서,
본다이 비치에 살 때 서핑이나 배워둘걸 그랬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수영하는 것도 다행이다.)


위의 사진들은 푸껫과 꼬 피피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꼬 피피는 여전히 어수선했습니다. 새롭게 써 진 꼬 피피 소개글이다.


꼬 피피 Ko Phi Phi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꼬 피피의 아름다움을 찬양했다. 태국 남부의 파라다이스로 여겨질 정도로 섬과 해변은 완벽함을 갖추었다. 석회암 절벽과 산으로 이루어진 섬 중간은 두 개의 해안선이 길게 이어진다. 둥글게 휘어진 만(灣)에는 하얀 모래사장이 옥빛 바다와 어울린다. 파도는 거의 없고 잔잔한 물속에는 산호들과 노란 줄무늬의 열대어들이 들여다보인다. 보트를 타고 꼬 피피로 들어가는 동안 눈에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했을 정도다.
관광산업의 거대해지면서 꼬 피피는 무분별하게 개발되기 시작했다. 1999년에 개봉된 영화 ‘비치 The Beach’는 개발의 정점을 찍는 계기가 됐다. 자동차도 다니지 못하는 작은 섬은 빈공간이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2004년에 발생한 쓰나미로 모든 것을 잃었다. 2천여 명의 생명뿐만 아니라 70%에 달하는 상업시설이 모조리 파도와 함께 사라졌다. 시간은 다시 흘러 꼬 피피는 옛 모습을 대부분 회복한 상태다. 섬 내부는 여전히 어수선하지만 환상적인 자연만은 그대로다. 달라진 게 있다면 비싸진 물가로 인해 배낭여행자들이 줄고 단체 관광객들이 증가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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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동의없이 무단 전제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Posted by 트래블레인

 

꼬 리뻬 Ko Lipe


태국 안다만해의 최남단에 있는 자그마한 섬이다. 아직까지 거대한 관광산업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태국의 남은 마지막 파라다이스로 여겨진다. 꼬 피피가 망가지고 나서 배낭 여행자들이 새롭게 찾아 나선 섬으로, 방콕과 푸껫에서 멀리 떨어진 만큼 한적하고 조용한 해변을 즐길 수 있다.

걸어 다닐 정도로 작은 섬으로, 3면에 곱고 기다란 모래 해변을 갖고 있다. 완만하고 잔잔한 옥빛 바다는 수영과 스노클링에 더 없이 좋다. 꼬 리뻬 주변으로 꼬 아당 Ko Adang, 꼬 라위 Ko Rawi같은 섬들이 산재해 아름다움을 더한다.


섬 전체가 꼬 따루따오 해상 국립공원으로 묶여 있으며, 선착장도 없기 때문에 안다만해의 다른 섬들에 개발 속도는 느린 편이다. 하지만 태국 정부에서 최근 들어 ‘태국의 몰디브’라고 선전하며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섬의 원주민인 차오레 Chao Lay(바다의 집시)들을 대신해 거대자본이 차츰 눈독을 들이고 있긴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어울리는 감미로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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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

-사진 한 장 찍어도 되요?
-그럼, 찍은 사진을 보내 줄 수 있어요.
-그럼요, 주소 적어 주세요. 그러면 보내드릴께요.





찍고 싶은 사진은 찍으면서,
보내달라는 사진에는 게으르게 반응한다.

어디에 써 먹을것 같지도 않은 사진이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던 노래를 연습하던 그가 눈에 들어왔었다.

사진을 보내달라며
정성스레 적어주던 그의 메일에 이제서야 반응했다.

찍고 싶은 인물 사진을 위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던가?

그들이 주소를 정성스레 적어 건넨
메모들이 아직도 내 지갑 속에, 취재수첩 속에 남겨져있다.

써 먹지도 않을 사진,
무슨 욕심에 그리 사진을 찍었을까?

댓가를 바라지 않고 건네는 호의를 잘도 받아먹으면서,
그들에게 베풀어야할 내 작은 도리는 오랫동안 미루고만 있다.


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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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
 

일몰이 아름다운 섬, 꼬 란따.

태국 안다만해의 끄라비 주에 있는 섬이다.

25킬로에 이르는 기다란 해안선을 갖고 있는 제법 큰 섬에는

길고 아름다운 모래해변들이 산재해 있다.

 




예정보다 계속 지체되고 있던 취재 여행.

새로운 곳들을 많이 소개하려다보니,

개인적으로 처음가보는 곳들도 더러 생겼다.

새로운 곳은 언제나 신선함을 선사해주었고,

익숙한 동네처럼 훌쩍 필요한 일들만 해결하고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꼬란따에 도착해서는 서둘러 일을 해결해야지 하는 마음이 앞서있었다.

익숙한 섬이기도 했고 해변의 리조트들이 큰 변화가 없어서,

추가로 확인해야 할 곳들도 많지 않게 느껴졌다.


차분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한적한 방갈로가 아니라

선착장이 위치한 쌀다란에 방을 얻었다.

필요한 업무만 확인하고 바로 섬을 뜰 생각이었기 때문이니까.

편의 시설이 몰려 있는 섬의 중심가 역학을 하는 타운이 아무래도 편리했다.

투어리스트가 아닌 현지인들이 사는 곳이기에

편하게 그들과 어울릴 수 있는 것도 쌀라단을 택한 또 다른 이유다.


꼬 묵에서 출발한 보트는 예상보다 늦게 꼬 란따에 도착했다.

여객선이 아니라 스노클링 투어 보트를 타게 됐는데,

덕분에 갈 필요도 없는 섬들을 돌고 돌아 오후 늦게 가 돼서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행이도 도착한 첫날에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하루 만에 모든 걸 다 해결하려고 했으므로 아침부터 서둘러야했다.

프로그램을 정해 놓고, 동선을 미리 결정해 어디부터 다녀와야 할지

머릿속에 훤하게 그려놓고 오토바이를 빌려 길을 나섰다.


숙소와 가까운 곳에 착해 보이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오토바이를 빌렸다.

그들이 착한지 어떻게 아냐고?

사람들과 몇 마디 나눠보면, 은근히 풍기는 향기 같은 게 있기 마련이다.


 






오보바이를 빌려 길을 나선다.

길은 모두 포장되고 있었고, 산길을 그리 많지 않았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섰기에, 날을 덥지 않았다.

오히려 오토바이를 가르는 동안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휘 젖고 지나갔다.

따스하다 못해 강렬한 태양은 눈을 자극하면서, 순간순간 몽롱한 기분을 연출했다.

섬을 관통하는 도로를 가로 질서 섬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들어서는 동안

동쪽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주변의 섬들이 점박이처럼 아름답게 펼쳐졌다.


험하지 않은 산길을 돌아 내려와 다시 해안도로를 타고 달린다.

이번에는 섬의 동쪽 해안선이다.

바람은 더욱 아득하게 느껴졌고, 온 몸으로 받아내던 태양은

눈을 감으면 아득한 세상 속으로 나를 몰고 갈 것 같았다.

그렇게 잠시 정신을 잃었을 것이다.


순간, 오토바이 사고가 일어나 있었다.

그제 서야 태양이 너무도 강하게 내 몸에 내리쬐고 있음을 느꼈다.

오토바이를 타는 동안 내 몸을 붕 뜨게 만들었던 바람이 더 이상 불지 않았기 때문이다.


급커브도 아닌 경사 길에서 미끄러지며 도로에 몸을 긁었다.

일어나보니 도로 위에는 모래가 가득했다.

해변도로를 달릴 때 가장 주의해야하는 것이 모래임에도 불구하고,

부주의함으로 인해 생긴 사고였다.


반대쪽에서 지나가던 오토바이 기사를 세운다.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내니, 그가 내게 다가온다.

전화를 해달라는 수신호에, 그는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모든 일은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깨진 무르팍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고,

팔꿈치도 상당부분 까진 게 눈으로 선명하게 식별이 됐다.

부상이 얼마나 심한가보다는 ‘손가락’이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어이없어 한다.

다행히 부러진 데도 없고, 얼굴에 상처도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손가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목에 걸려있던 카메라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신기한 일이다. 딱 일에 필요한 것들만 정상적으로 남아있다니.)

도로에 앉아 앰뷸런스를 기다리는 동안, 사진 한 장을 찍고 싶었다.

셀카를 찍기에는 카메라가 조금 크다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니면 거기서 몰골을 기념으로 남기겠다고

셀카를 찍는 게 더 한심한 짓이라는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앰뷸런스가 올 때까지 나를 보호해주던 그에게

‘아저씨, 사진 한 장만 찍어주세요’라고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머지않아 앰뷸런스가 도착했고,

걸어서 앰뷸런스에 올라탔다.

간호사 한 명은 내가 망가트린 오토바이를 몰고서 앰뷸런스를 따라 병원까지 왔다.


파상풍 주사 맞고, 소독하고, 붕대를 붙이고, 약을 타는

일련의 행위를 마치니 의사가 나타나 한마디 거든다.

‘오토바이 넘어졌을 때, 정신을 잃었느냐?’

‘아니요’라고 간단히 대답하니, 진료가 끝났다.

 




병원비는 의외로 저렴했다.

방콕이었다면 앰뷸런스를 부른 요금만 해도 엄청날 텐데,

지방의 섬이라 그런가 앰뷸런스는 공짜였다.

다해서 1,000밧(약 3만 5천원) 정도가 나왔는데,

내게 한마디 물어보고 진단서를 쓴 의사 접견비가 전체 요금의 절반이었다.


이제, 숙소가 있는 쌀라단까지 돌아갈 차례다.

앰뷸런스가 나를 싫고 가지는 않았다.

돌아가는 건 나의 온전히 나의 몫이다.

택시를 부르던 오토바이를 타고 되돌아가던 선택은 내가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망할 놈의 직업병은 다친 몸을 이끌고

그날 오전에 가려고 마음먹었던 ‘올드 타운’으로 향하게 했다.

일을 다 마무리하지 못했으니 꼬 란따로 언젠가는 다시 와야할테고

올드 타운도 사진이 필요하니 이번에 해결해 놓자 라는 못된 심보가 작용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올드 타운까지 멀지 않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목조 건물이 가득한 올드 타운에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사진을 찍으려면 오른팔을 들어 올려야했는데,

상처 때문인지 카메라를 들어 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오토바이를 모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거기서 또 넘어지면 정말 대책 없는 상황이 되니,

쌀라단까지 돌아오는 길은 정신을 차려야했다.

섬의 동쪽 길은 해변이 별로 없어서인지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았다.


쌀라단에 돌아와 오토바이 빌린 곳으로 직행했다.

그들이 내게 인사를 보낸다.

아직까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그들에게,

멋쩍은 웃음으로 답례하며, 망가진 오토바이와 내 몸을 보여줘야 했다.


그들은 나를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목이 마르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다 되도록 아무것도 먹은 게 없었다.

물이라고 해야 병원에서 진료 후 얻어 만신 물 한 컵이 전부였다.

아이스커피 한 잔을 시키고, 볶음밥을 달라고 했던 것 같다.

그사이 오토바이 주인이 와서는 나를 보고 어이없어 했고,

오토바이 수리비 견적을 확인한다며 어딘가를 갔다 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멍한 표정으로 상황을 인식하는 것 밖에 없었다.

밥이 맛있었을 리 만무하고, 커피 향이 향긋했을 리 만무하다.


새롭게 뽑았다는 보기에도 폼 나는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나가서

그대로 도로에 처박아 중고 오토바이로 만들었다.

오토바이 수리 견적은 8,000밧(약 25만원)이라고 했다.

태국어로 적힌 리스트를 보여주더니, 뭐라 뭐라 한다.

그리고는 5,000밧만 내란다.

화를 내도 시원찮은 판에, 수리비를 깎아주다니.

고맙긴 하지만,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면서

거금 6,000밧을 오토바이 주인에게 건넸다.


이제 레스토랑 주인장에게 오토바이 사고 상황에 대해서 설명할 차례다.

‘촉 마이 디(운이 별로 좋지 않았네)’라며 나를 위로한다.


농을 주고받을 만큼의 여유도 없었고, 방에 들어가 쉬고 싶었다.

‘첵 빈(계산서 주세요)’

‘프리(공짜야)’

밥값을 안 받겠다니, 착한 사람들.

뭐 필요한 거 사러가야 하면, 레스토랑으로 오란다.

걷기 불편할 테니, 오토바이를 태워 준다는 것이다.

미니마트에 가든, 시장에 가든, 병원에 가든 상관없이

언제든지 레스토랑에 들리라고 했다.


숙소에서 레스토랑까지 얼마돼지 않는 길을 절뚝거리며 걸어가면,

레스토랑 사람들은 오토바이에 나를 태워 어딘가를 데리고 갔다 되돌아온다.

그들은 나의 전용 오토바이 기사가 돼 주었고, 모든 서비스는 공짜였다.

(애초에 돈을 받을 생각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고,

호의는 대가 없이 호의를 그대로 받아주면 되는 것 이었다.)

 




꼬 란따에 오래 머물기보단 도시로 나가서 치료 받으며

쉬겠다고 마음먹고 끄라비로 호텔을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아침 일찍 쌀라단 진료소에 들려 드레싱을 하고, 붕대를 새롭게 갈았다.

까진 살가죽에 붕대가 달라붙어 드레싱할 때 마다 고통이 심했다.

병원에 다녀와 자연스레 레스토랑에 들렸고,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해결한다.
 

‘얼마에요?’라는 나의 요청에 대한 레스토랑 주인집 딸내미의 반응이 정말 의외였다.

‘이번에도 공짜 할래요?’

원한다면 얼마든지 공짜로 식사해도 된다는 것이다.

착한 사람들.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덕을 베푸는 게 태국인들의 습성이긴 하지만,

계속 공짜로 밥을 먹어도 된다는 말에 감동받았음은 틀림이 없었다.


괜스레 ‘왜 자꾸 공짜로 밥 먹을라고 그래?’라고 말하니,

‘태국인들은 마음씨가 좋잖아요!’라며 웃는다.

주인장네 딸내미가 말한 ‘콘 타이 짜이 디’ 그 한마디의 뉘앙스는

태국어로만 표현해 낼 수 있는 태국인들의 정서를 그대로 남아내고 있었다.


억지로 돈을 내겠다고 사정을 하고서야 밥값을 낼 수 있었다.

그래봐야 100밧이었지만, 밥값을 내는 동안 100밧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컸다.

 




한 달이 지나 꼬 란따를 다시 찾았다.

해결하지 못한 일들을 마무리 저야 했기 때문이다.

전과 동일한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그 레스토랑을 찾았다.

(흉터가 남아있긴 하지만) 다 아문 상처를 보여주며,

이제 괜찮다고 그들을 안심시킨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주문해 커피 향을 즐긴다.

수상가옥으로 이루어진 레스토랑은 바닷바람이 참으로 시원했다.

눈을 감으니 몽롱한 기분이 다시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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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Posted by 트래블레인

성수기와 비수기를 구분하는 10월과 11월의 경계를 지나고 있었다.
하루를 사이에 두고 방값은 두 배로 뛴다.
방값이 비싸지기 전에 몇 개 섬들을 둘러봐야 했고,
11월이 되기 전에 끄라비 타운에 도착해 있어야 했다.



보트를 타고 끄라비로 향하던 날 잔뜩 흐려있었다.
간간히 빗방울이 날리기도 했다.




보트 선착장에는 썽태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옵션 1 : 아오 낭에 가서 해변과 섬들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옵션 2 : 방값을 아낄 겸 끄라비 타운에 머물면서 해변을 들락거린다.

보트가 도착할 때까지 결정된게 없었다.
모든 건 날씨에 우선 순위를 두고 취재하고 있었기에,
마음은 끄라비 타운으로 정해져있었다.
비오는 날 굳이 해변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

대기 중인 썽태우는 아오 낭으로 직행한다고 했다.
끄라비 타운으로 가는 썽태우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상태.
그 10여분 마음 속으로 갈팡질팡한다.
어디로 튀어야 하나?
아오 낭으로 가는 썽태우에 마지막 승객이 타고, 모두들 떠날 태세다.
나만 혼자 남았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자.
아오 낭으로 향하는 썽태우에 배낭을 던진다.
썽태우는 꽉 차 있었고, 아시안은 나 혼자다.
아시아를 여행하며, 아시안 여행자가 혼자일 때 기분 드럽다.
아시아가 처음인 서양애덜하고 별로 할 말도 없다.
옆자리에 앉은 영국 녀석들, 앞자리에 앉은 미국 녀석들과 떠든다.
(별로 끼어들 대화가 아닌 듯. 점점 소심해 진다.)

 



아오 낭에 도착. 생각한 숙소를 찾아 갔으나 문이 닫혀있다.
다시 후진. 예전에 묵었던 숙소를 찾는데, 잘 안보인다.
새로 생긴 방갈로를 들여다보니 방이 대책없이 넓다.
조용하니 좋다. (아직 방값이 오르기 전이다.)
날은 아직 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기가 끝날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하나.



하늘이 보호하사, 다음날 뭔가 밝은 빚줄기가 방으로 들어온다.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다. 앗싸! 날씨 제대로다.
보트를 타고 도착한 곳은 라이레 해변.
육지에 있으나 산으로 둘러싸여 배를 타고 들어가야한다.

산은 석회암 카르스트 절벽을 이룬다.
덕분에 풍경이 사람을 혹하게 만든다.
카르스트 지형은 파란 바다와 겹쳐지고 있다.
라이레, 여러번 왔었지만 그날은 아름답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라이레 옆에는 프라낭 해변이 있다.
세계에서 아름다운 해변 10위 안에 든다나 어쩐다나.
그렇게까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역시나 그날은 쬐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란 모래해변이 석회암 동굴과 바위 산들과 어울렸다.

 

라이레에 오면 빼놓지 말아야할 게 있다.
전망대.
등산로가 있는게 아니라 밧줄을 잡고 기어 올라야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라이레 해변 두 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라이레 해변을 유명하게 만드는 건 암벽 등반.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암벽 등반 코스다.
직벽에 가까운 암벽은 등급별로 다양한 코스를 제공한다.

 



오후에 육지(아오 낭)로 돌아오니 다시 날이 흐리다.
물이 빠진 해변가는 아침에 비해 파란 빛도 퇴색해 있다.

 

서둘러 아오 낭을 떠날 수도 있는데, 굳이 그러기 싫었다.
해변 때문이라기 보다는 성수기가 되기 전에 급하게 취재해야 할 곳들이
마무리 됐기 때문에 여유를 부리고 싶었다.
끄라비 타운이 남아있지만, 그건 뭐 언제든지 가능하니까 그리 부담이 안된다.

아오 낭 앞바다의 섬들을 둘러보는 투어도 가야 했지만,
모두 뒤로 미루고 방갈로에서 한 없이 빈둥댄다.
밥 먹을 때가 되면 잠시 나가서 먹을 걸 사들고 와서는 계속 빈둥거렸다.
일을 안 할 때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런데 흐리던 날이 또 개기 시작한다.
오후에 해질 때 아오 낭 해변 사진이 한 장 필요했기에,
또 주섬주섬 카메라를 챙긴다.
해변 끝자락과 접한 카르스트 절벽은 오후가 되야 해가 비친다.
아오 낭의 세쨋날 오후, 완벽한 시간에 해가 들어와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아오 낭을 떠나기 전에 4개 섬을 둘러보는 투어를 했어야했다.
근데 가기 싫더라. 더 빈둥대고 싶은 생각 뿐.
그래서 하루 더 빈둥대다가 끄라비 타운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날이 계속 맑았기에, 우기가 끝난 줄 알았다.
그래서 해 나온다고 서두를 필요도 없었고,
언제고 아무 때나 섬들을 가도 될거라 착각했다.
끄라비 타운은 주말이라고 워킹 스트리트가 형성돼있었고,
러이 끄라통이라고 야시장도 거하게 들어서 있었다.
관광지인 해변을 벗어나 평범한 도시를 즐겼다.
설렁 설렁 거닐고, 백화점도 들락거렸다(뭐 산 건 없다).

끄라비 타운에선 다음 목적지를 정해야 했는데,
며칠 계속 갈팡질팡이었다.

성수기 되기 전에 필요한 곳들은 둘러봤고,
계속해서 남쪽으로 섬들을 취재하면 되는데,
계속 우기라는 소리가 들린다.
쑤랏타니로 해서 싸무이를 먼저 갈까 싶기도 했고,
그냥 예정대로 꼬 란따를 들어갈까도 했다.
꼬 란따도 끄라비에 속한 섬인데, 쭉 해변에 숙소만 늘어서 있다.

좀 쉬고 싶었을테다.
그리고 섬들에 지쳐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 사는 도시가 좋았을 것이다.
관광객들만 득실거리는 비정상적인 섬들 말고,
그냥 평범한 시장에 평범한 식당들이 있는,
그리고 아침이면 신문이 도착하고, 커피 마시며 길 지나는 사람들 멍청히 바라보는 시간도 필요했다.

끄라비 타운에서는 정말이지 예정보다 길어졌다.
오래 머문다고 누가 뭐랄 사람도 없고, 도시가 형편없는 것도 아니니,
끄라비 타운에 올 때부터 예정보다 오래 머물거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다음 목적지로 떠나기 전, 미루고 있던 섬투어를 해야했다.
투어는 아오 낭에서 시작하는 것이었기에, 진작에 했어야했다.
더군다나 맑기만 했던 날씨는 그날 아침에 흐릿흐릿 거렸다.
계속 날씨가 마음에 걸렸는데, 보트를 탈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역시나 모든 건 마음 먹었을 때 저질러야 했다.

 

뭐, 어쩌냐. 마음을 비우고 섬들을 돌아다니며 노는 수 밖에.
열심히 스노클링하고, 열심히 해변을 거닐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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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Posted by 트래블레인